海軍 '火器관제 레이더 照射' 관련 의문점

어느 나라가, 작은 어선이 표류한다고 해서 비상대기 혹은 작전수행 중인 구축艦을 동원하나?

 

22일 東亞日報가 보도한, <대화퇴에서 북한 어선 표류 중>이라는 20일의 통신

보고 위치(다른 선박이 통신). 

22일 朝鮮日報가 보도한, 광개토왕함 위치(파란색)와 일본 초계기 위치(붉은색). 

21일 밤에 日本 정부가, 韓國 구축함의 日本 초계기向 화기관제 레이더 照射를 문제 삼자, 국방부는, <우리 군은 정상적인 작전 활동 중이었으며 활동 간 레이더를 운용했으나 일본 해상 초계기를 추적할 목적으로 운용한 사실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때 '어선 구조 활동 목적'이라는 등의 언급은 공식적으로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여타 海軍 관계자가 언론 기자를 향해 "대화퇴 어장에서 조업을 하던 여타 선박이,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조난당한 것 같다는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식으로 언급했고, 이같은 언급을 바탕으로 韓國 언론은 <우리 측은 북한 조난 어선을 찾기 위해 일반 레이더보다 더 정밀한 사격 관제용 레이더를 켰고, 일본 초계기가 그 반경에 우연히 들어왔다>(22일 오전 朝鮮日報), <한 소식통은 "조난 접수를 하고 현장에 출동한 해군 구축함이 북한 어선을 탐색하기 위해 레이더를 가동했고, 그 경위를 주한일본무관을 통해 사전 설명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22일 오전 東亞日報)는 논조로 보도했다.   

22일 午前까지의 韓國 언론 보도를 보면, 주로 <日 "韓 레이더, 초계기 겨냥"…국방부 "정상적 작전">(MBC, 22일 오전 6시) 등으로 나타나, <초계기 겨냥(日) vs. 정상적 작전(韓)> 대결구도 논조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이후로, 日本側이 더욱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오자, 22일 밤 이후 韓國 언론은 <"표류 北어선 구조" 해명에도…日, 레이더 사용 연일 '트집'>(22일 밤 KBS), <군 "표류한 북한 어선 수색 중 해군 레이더가 일본 초계기 향해">(23일 오전 경향신문) 등으로 <북한 어선 구조>를 특히 강조하는 모양새로 변했다. 최초의 <정상적 작전> 차원에서 <어선 구조 목적> 차원으로 논조가 바뀐 것이다.  

여기서 다소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韓國 정부 및 언론은, 광개토대왕艦이 북한 어선 구조 활동에 나선 것이라며 기정 사실化하고 있지만, 정말로 광개토왕艦이 북한 어선 구조 목적으로 출동한 것이 맞는지는 확실치 않다. 만약 북한 경비정 같은 것이 엔진고장으로 표류한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축함級이 출동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일개 작은 민간 어선이 표류한다고 해서 구축艦이 동원되는 것은 이해가 가기 어렵다. 海警이 없으면 또 모른다. 굳이 海軍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쳐도, 그때는 기동력 좋은 경비정級(참수리 고속정 등)이 나서는 것이 정상이다. 어느 나라가, 작은 어선이 표류한다고 해서 비상대기 혹은 작전수행 중인 구축艦을 동원하나? 

이같은 의문은, 22일字 東亞日報와 朝鮮日報 보도를 참조하면 더욱 분명해진다. 東亞日報 보도에 의하면 북한 어선 표류 해역은 '대화퇴어장' 內 北西해역이다. 그런데, 朝鮮日報 보도에 의면 당시 日本 초계기는 이런 '대화퇴어장'과는 거리가 꽤 멀리 떨어진 日本 자국 땅 노토 반도 앞 바다 상공에 있었다. 日本 EEZ 內는 물론 자국 日本 영해를 날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광개토대왕艦은 어찌된 일인지, 북한 어선 표류 해역인 '대화퇴어장' 부근을 항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퇴어장과는 상당히 떨어진, 日本 본토와 대화퇴어장의 중간쯤 되는 일본 EEZ 경계선上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광개토대왕艦은 그곳에서, 북한 어선 표류 해역과는 정반대(180도) 방향에 있는 日本 초계기를 향해 火器관제용 레이더를 照射한 것이다. 그것도, 알려진 바에 의하면 2回에 걸쳐 數分間 照射했다. 이것이 현재 확인되는 팩트다. 韓國 해군 및 언론의 주장대로 어선 구조활동 중 우연히 照射된 것이라면 잠깐 몇 초(秒) 정도라야 설득력이 있다. 1分의 시간은 경우에 따라 무척 긴 시간에 해당한다. 더구나 군사 행동에 있어서라면 말할 것도 없다. 1, 2秒(혹은 0.몇 秒) 차이로 例를 들면, 미사일 명중 여부가 판가름 나는 것이 현대戰이다. 따라서 日本 초계기를 향한 數分間의 照射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日本 초계기가 (필사적으로?) 회피 기동까지 한 것을 보면, 매우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광개토대왕艦이 어선 구조에 동원된 것이 팩트인지 여부와, 만약 광개토대왕艦이 어선 구조에 동원된 것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항법장치 등 첨단장비가 탑재된 구축함이 방향도 제대로 못잡고, 신고된 어선 표류 현장으로부터 그토록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는지 설명이 있어야 한다. 만약 어선 구조와 무관한 작전(훈련)을 수행 중이었다면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이유로 우방국 초계기를 향해 결과적으로 적대性 행위를 하게 된 것인지, 그 경위를 명백하게 밝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우방(美日)으로부터의 불필요한 오해나 의혹을 사지 않을 것이다. '어선 구조'을 내세우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그냥 넘어갈 사안이 결코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 점 의혹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밝히는 것이 향후 韓國 안보와 韓美日 공조를 위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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