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선생의 마음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진시황도 불로초를 구하지 못하고 실패한 사실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문병권 선생, 그동안 적조했습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지어' 이사했다는 소릴 들었습니다만 가까이서 뵐 수 없어 근황을 직접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궁금하던 차에 풍문(風聞)으로 들려오는 괴상한 소문들이 너무 요상해서 몇 자 안부를 묻습니다.
듣자하오니 이사가신 초원 위의 그림같은 집은 솟을대문 드높아 멋져 보이긴 하나 선생에겐 이사 가선 안되는 삼살방(三煞方)이라는 불길한 지적이 지관(地官)들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숙덕거림이 소생의 귀에까지 들려옵니다. 그래서 구설(口褻)과 재앙(災怏)이 본인은 물론 후손들에게까지 대물림할 것이란 흉흉한 예언이 떠돌고도 있습니다. 소생의 좁은 소견입니다만 푸닥거리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들려 오는 소문이 어떤 것이냐고요? 궁금하실 법도 하지요? 집주인이 치매에 걸려 횡설수설한다거나 약속시간을 깜박깜박 자주 까먹는다는 거지요. 양반집 대감 답지 못하게 막말을 한다거나 헛소리를 함부로 내뱉어서 민망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겁니다. 가족들에게 철석같이 한 약속도 뒤엎어 버리고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기도 한답니다. 그림같은 집 모양에 걸맞는 밝은 LED 등이 눈부시니 석유등잔불로 바꾸라고 난리법석을 떤다는군요. 건너마을 친구 잔치집에 가서 주책없이 놀다가 망신도 종종 당한다는 소문도 들려 옵니다. 상가(喪家)에 가서 구성지게 노래도 한 곡(曲) 부르고 노소동락(老少同樂)이라며 코흘리개와 어울려 춤도 잘 춘다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지요.
그래서 자식놈들은 우리 아버지가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며 노망(老妄)든 것 아닌가 수군거리고 제 정신일 때 재산상속에 대한 유언서(遺言書)라도 받아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 하면서 서두르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옵니다. 주인집 자식놈들이 자기 살 궁리나 하고 있다는 소문이 집안에 퍼지자 머슴놈들은 물론 대문을 지키는 경비견들도 도둑놈이 들어오면 짖는 것은 뒷전이고 고깃덩어리 챙기기에 눈알이 빨개져 있답니다. 집안사정이 이처럼 엉망진창이니 대문 밖 거지들도 망하는 집구석의 훔쳐 갈 보물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답니다.
문병권 선생, 한때 '바다 이야기'란 도박게임에 빠져들어 수많은 국민들이 피를 토하고 자살하는 소동이 벌어지자 어느 집주인이 "도둑이 들려니 개도 짖지 않더라"며 후회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불어오는 설한풍(雪寒風)에 옥체 보전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선생의 마음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진시황도 불로초를 구하지 못하고 실패한 사실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유머)문병권(文秉權) 선생에게
- 문무대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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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27,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