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의 존재를 무시하고 짓밟은 나라 치고 국가를 제대로 지킨 나라는 없다. 대한민국 국군은 지금 형편이 말이 아니다. 조국수호를 위한 용맹(勇猛)의 화신이요, 지휘관이란 명예(名譽)의 상징인 장성들이 훈련병처럼 충성 구호를 외치는 연습이나 해야 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처량해 보인다. 국방장관이란 사람이 국회에서 "대장을 거쳐 장관까지 한 사람이 거짓말 하겠느냐"며 부하와 언쟁이나 벌이는 그 촌극이 오늘 우리 국군의 위상을 한 마디로 웅변해 주고 있다.

국방장관은 또 사설 민간단체의 하수인 같다는 의혹을 받을 정도로 처신이 가벼우니 군령(軍令)이 권위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명색이 대장 출신이라고 큰소리치는 국방장관이 군대도 가지 않은 정체불명의 애숭이로부터 의전 접대나 받는 듯한 의심의 대상이나 되는 현실이 정상인가? 송영무 국방장관은 창피하지도 않은가? 권력의 맛이 그렇게도 단가?. 거기다가 국가안보의 정보를 다루는 국군기무사령부의 비상시 대비 고유업무가 정쟁(政爭)의 대상이 되어 난도(亂刀)질 당하고 있으니 이런 형국이 국군의 위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대통령도 때로는 편리한 대로 말하는데 장관이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을수 있는가? 자고(自古)로 군대의 존재를 무시하고 짓밟은 나라 치고 국가를 제대로 지킨 나라는 없다. 특히 조선왕조처럼 문중경군(文重輕軍)의 망국지경(亡國之境)에 빠진 어리석은 군주(君主)들이 끝내는 국권(國權)마저 빼앗긴 슬픈 역사를 만들지 않았는가?

일찍이 사상가 함석헌은 "학생은 이 나라의 잎이요, 군인은 꽃"이라고 평가했다."꽃이 제대로 피고 져야 좋은 열매를 맺을수 있다"고 주장했다('사상계' 1961년 7월호.'5·16을 어떻게 볼것인가?'에서). 고향 친구가 카톡으로 보내온 글 한 구절을 소개한다. 1975년 일본 시사 월간지 '문예춘추'가 '일본의 자살'이란 제목 아래 일군(一群)의 지식인들이 공동집필한 논문의 게재 내용이다.

"동서고금의 제(諸) 문명을 분석한 결과 모든 국가가 붕괴한 것은 외적(外敵)의 침입 때문이 아닌 내부요인 즉, 이기주의와 포퓰리즘(대중영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이익집단이 국익(國益)보다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고 엘리트 지배계급이 자신들의 입신영달과 권력집단이 권력유지를 위해 대중에 영합할 때 그 나라는 쇠망했다"는 요지의 지적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 국제무대에서 제대로 국위(國威)를 선양하고 있는가? 국가 보위의 최첨병이요, 나라의 방패인 국군의 조직은 정상 가동되고 있는가? 국민은 안녕하신가? 국가의 존재는 건전한가? 경제는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 청년들의 꿈과 이상은 실현되고 있는가? 살맛나는 세상인가? 가정이 어려우면 어진 아내가 생각나고(家貧卽思良妻),
나라가 어지러우면 현명한 신하가 생각난다(國亂卽思賢臣)고 했다. 어리석은 군주는 아첨하는 간신을 좋아하고 어진 군주는 직언하는 충신을 좋아한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어디로 길이 열려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