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회찬 前 의원이 드루킹으로부터 정치자금 4000만 원을 받은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었다고 고백했다. 양심의 가책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으로 책임을 지고 떠났다. 진보 스타 정치인도 피해가지 못한 정치자금 유혹은 남아 있는 정치인들에게도 달콤한 먹잇감이요 족쇄가 될 것이다.

어리석은 선택을 한 정치인은 과연 노회찬뿐이었을까? 어리석은 선택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자신하는 정치인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드루킹은 지난 해 5월 ‘까불면 노회찬 외에도 2명의 국회의원을 가만 두지 않겠다’고 SNS에서 협박한 바 있다. 허익범 특검이 댓글조작의 본류는 아직 밝혀내지 못 한 상황에서 곁가지인 노회찬이 유탄을 맞고 불행한 선택을 했다. 곁가지가 이렇게 된 이상 본가지에 대한 특검의 칼날을 더욱 세차고 매섭게 휘두르지 않으면 비판의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어리석은 선택은 정치인이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한다. 사인(私人)의 어리석은 선택은 피해 범위가 한정적이지만 공인(公人)의 어리석은 선택이나 잘못된 선택은 국가와 사회와 국민에 충격적인 피해를 가져오게 된다. 먼저 국가 정책의 어리석은 선택이다. 탈원전 정책은 폭염 한방에 전력수급 비상이라는 충격을 불러 왔다. 7월23일 전력 사용량은 9000만 킬로와트를 돌파하고 예비전력목표 11%에서 8.4%로 내려 앉히고 말았다.

소득주도 경제정책도 부작용이 크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포용적 성장’으로 개명(改名)했지만 여의치 않다. 지난 한 해 동안 중소기업 1800여 곳이 고(高)임금 때문에 해외로 공장을 이전했다는 보도도 있다. 고용문제도 목표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다운계약서나 쓰는 지저분하고 양심불량 변호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것을 비롯해서 북한산 석탄 9000톤이 공공연하게 국내에서 돌아다니는데도 9개월째 조사 중이라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은 어리석은 선택이 아니고 무엇인가. 한국은 북핵 당사자인데도 중재자임을 주장하는 것도 어리석은 선택이다.

중국 증시가 기침하면 한국경제는 감기 걸린다고 야단들이다.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문 닫는다고 아우성인데 청와대 내에 자영업 담당비서관제 신설한다고 해서 자영업자들이 살아나리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 아니고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인가?

영원한 해병 5명의 용사들이 조국의 품에 잠들었는데도 마린온 헬기가 세계적인 기술과 성능임을 자랑한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은 어리석은 궤변이 아니고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는가? 대통령을 대신해서 희생된 해병용사 장례식에 참석한 국방비서관이 유가족들로부터 쫓겨난 것은 대통령이 쫓겨난 것이나 다름없다. 늑장 조문의 어리석은 선택이 아니고 무엇인가? 자신들에게 섭섭하게 한다고 해서 자신들이 당선시킨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데 동참한 염치없는 국회의원들은 과연 현명한 선택을 했는가? 어리석은 선택을 했는가?

한국경제의 버팀목 반도체 쇼크가 경제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데도 국민기업을 매도하고 짓밟기에만 눈독 들이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 아니고 무엇인가? 물가가 오르고 세금이 오르고 건강보험료가 오르도록 보고만 있는 것은 현명한 것인가, 어리석은 선택인가?

흔히들 “죽어봐야 저승을 안다”고 하는데 죽은 뒤에 저승을 알면 무엇 하는가? 살아있을 때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의당은 무슨 헛소리하고 있는가. 노회찬의 극단적 선택이 표적수사 때문이라고 특검을 공격하는 것은 양심고백하고 먼 길을 떠난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것 아닌가? 그래도 노회찬은 어리석은 선택을 한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책임전가하지 않고 당당하게 생을 달리했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정상배(政商輩)들은 너희들을 대신해서 먼저 간 노 의원에게 고개 숙여 경배(敬拜)해야 한다. 반성해야 한다. 다시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