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폭력배나 할 짓을 아무 거리낌없이 해대는 것이야말로 민주사회 건설이 아니라 민주사회 파괴 행위이다. '홍준표 표지석 없애라는 진보…지지층 포용 수위 고심하는 여권' 5일자 동아일보 A8면의 머릿기사 제목이다.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막 도정을 시작한 경남에서는 '홍준표표지석'이 논란이다. 2016년 당시 홍준표 지사는 경남도의 빚을 다 갚았다며 '채무 제로(0) 표지석'을 설치했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인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0000본부'는 김 지사 당선 뒤인 지난 6월 28일 이 표지석을 땅에 묻었다.

문제의 시민단체는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심어져 있던 홍준표 나무를 뽑은 후 표지석을 짓밟아 버렸다. 경상남도 도정 인수위원회는 "표지석을 일방적으로 훼손한 것은 유감"이라며 표지석을 원상복구했다.

시민단체를 자처하며 적페청산과 민주사회 건설을 내세운 이 단체는 과연 어떤 패거리들인가? 홍준표 표지석은 경상남도 도정 역사의 기록물이다. 역사 기록물을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짓밟아 버린 것은 만행(蠻行)이다. 폭력이다. 비(非)문화적이다. 사적(史跡) 자료 훼손이다.

홍준표 표지석은 지금은 가벼운 빗돌일지라도 세월이 지나고 나면 경상남도 재정(財政) 역사의 자료가 될 것이다. 시민단체가 폭력배나 할 짓을 아무 거리낌없이 해대는 것이야말로 민주사회 건설이 아니라 민주사회 파괴행위이다. 문화유산을 파괴하고 역사를 짓밟는 행위는 침략자들이 저지르는 약탈 행위임을 역사는 교훈으로 기록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폭력집단으로 변질될 때 그 사회는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라고 볼 수 없다. 무엇이 적폐이고 무엇이 민주인지도 모르는 작자들이 안하무인으로 설쳐대는 사회는 공포와 폭도들의 무법천지가 될 것이다. 난장판이 될 것이다.진보가 아니라 퇴보(退步)로 가는 역주행이 될 것다. 적폐청산의 대상이 적폐청산을 외치는 괴상하고 기이한 세상이 될것이다.

한국의 시민단체는 봉사(奉事)형과 생계(生計)형의 두 집단이 있다. 생계형의 행폐가 심각하다. 표지석을 짓밟은 이 패거리들은 어느 쪽에 속하는가? 시민단체의 수준은 그 공동체의 민도(民度)에 비례한다.시민단체의 자질 문제는 해당 공동체의 민주척도와도 직결돼 있다. 더더구나 폭력을 밥먹듯 하는 패거리들이 진보(進步) 운운하는 것은 무당 굿판이나 다름없다. 무엇이 말라 비틀어진 X뼈다귀같은 진보이고 민주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불행한 시대에 살고 있는 순후(淳厚)한 국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복장을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