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이상기류(異常氣流)가 감지되고 있다. 대통령의 외교행태를 비판한 일간신문 특파원의 칼럼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서 과민한 반박 발표를 한 것이 이례적이다. 그것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시절 성적표까지 내밀며 대통령의 두뇌가 명석함을 강조했다. 6월27일에는 규제개혁혁신점검 2차 회의를 3시간 앞두고 대통령이 회의를 취소하며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피로누적으로 인한 감기몸살로 대통령이 공식일정을 취소했다. 기밀사항인 대통령의 건강문제를 공개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미국 국방장관 매티스와의 면담도 하지 않았다. 경제 분야 수석비서관을 2명이나 갑자기 경질했다. 경제팀을 이끄는 장하성 정책기획실장은 교체된 수석비서관과의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폄하하는 세력이 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직도 성공과 실패를 구별 못하고 있다. 국민은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참모들은 잠꼬대 같은 헛소리만 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청와대 현상은 정상이 아니다. 이상기류가 노출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특히 대통령이 ‘답답하다’며 질타한 ‘규제개혁혁신작업’은 말로만 강조할 뿐 현장에서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화를 내며 3시간 앞두고 회의를 취소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는가. 대통령은 지나친 업무수행으로 과로하여 감기몸살로 드러누워야 할 지경인데 비서실장을 비롯한 내각과 참모들은 대통령 눈치만 보며 아첨이나 떨고 있다면 그런 나라가 과연 제대로 된 나라인가? 간신(奸臣)들 아닌가?

문재인 정권 2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 일자리 창출은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있고 소득주도성장이란 미명하에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과 복지문제는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도 통계자료를 교묘하게 꾸며대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있으니 대통령이 화를 낼 만도 하지 않는가. 김정은이 약속한 북한 핵문제도 생각대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고 안보문제도 뜻대로 풀려나가지 않으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닌가?

지방선거에서 압승했고 월드컵 축구도 비록 16강 진출은 좌절됐으나 세계 최강 독일을 격파하여 기분이 고조돼 있는데도 어째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저기압 상태인가? 대통령을 누가 감기몸살로 누워 있게 만들었는가? 이 모든 것이 복지부동하는 공직자의 해바라기성 근성 때문이 아닌가? 승리감에 도취된 집권세력의 안하무인이 대통령을 몸져눕게 한 것은 아닌가? 대통령 혼자서만 안달 나서 과로할 정도로 설쳐댄다고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통령이 드러누운 것은 육체적 피로에서 온 것인가? 아니면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를 제대로 발산시키지 못해 일어난 화병(火病)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