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도 '대인배의 풍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직 대통령을 2명이나 구속시키고 기밀문서 폭로하는 모양새가 판박이다. 노무현 前 대통령 6주기 추모식에서 주사자(主祀者)인 노건호君이 남긴 대인배론(大人輩論)이다.

“권력으로 전직대통령 죽음으로 몰아 넣고 국가기밀문서 뜯어서 읊어대고도 불쑥 찾아오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사과나 반성, 그런 것 필요없습니다.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십시오.”

노건호君의 이같은 ‘대인배론’은 진정한 ‘대인배’가 아니라 ‘소인배(小人輩)’라며 비꼬는 빈정거림으로 들렸다. 그 상대는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었다. 그러면서 이어진 말이 “제발 나라 좀 생각하십시오”였다. 노君의 이같은 인신공격은 “야! 이 소인배들아! 나라 좀 생각해라!”가 생략된 것 같아 보인다. 당시 노君의 억제하지 못한 감정폭발은 주사자(主祀者)가 아버지 제삿날 찾아 온 손님에게 해서는 안될 결례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삿갓도 문전축객은 비인사라 했다(門前逐客非人事). 자기 집을 찾아온 손님을 문전에서 내쫓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노君의 말대로라면 문재인 정권도 ‘대인배의 풍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직 대통령을 2명이나 구속시키고 기밀문서 폭로하는 모양새가 판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요즘 행보(行步)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를 향해 노건호君이 던지는 고함같아 보이기도 하다. 부메랑이 되어 민주당으로 되돌아 온 듯함을 느끼게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종필 前 총리 서거에 직접 조문하지 않았다. 9선 국회의원에다 두 번의 국무총리 경력을 가진 이 시대 마지막 거목(巨木) 정치지도자의 서거에 조문하지 않은 것은 노君이 거론한 ‘대인배의 풍모’와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정중히 조문하라고 지시도 하고 ‘무궁화’ 훈장까지 추서하기도 했다.

그러나 JP가 말년에 문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개 정무수석을 보내 조문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 자신이 조문이 어려우면 비서실장이라도 보내는 것이 더 정중한 것 아닌가?

앞으로 JP만한 정치지도자가 나올 것인가? 김병준 국민대 명에교수는 JP가 아니었으면 산업화와 민주화는 물론 문재인 정부의 탄생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지 않은가? 추미애는 또 어떤가? 지방선거 당선자들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 이승만·박정희 묘소는 외면하고 YS·DJ 묘소만 참배한 것은 노건호君으로부터 야단맞기 딱 좋은 짓거리 아닌가? 추미애는 소인배란 소리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직 도지사가 기념식수한 ‘홍준표 나무’를 뽑아버리는 경상남도의 처사는 잘한 짓인가? ‘대인배의 풍모’ 오해하지 말라, 착각하지 말라고 외친 노건호君은 지금 어디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