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北風)’은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언제부터인가 북풍이란 각급 선거 때 불리하거나  집권정당이 위기에 놓이게 되면 북한 관련 사건·사고를 터뜨려 민심을 움직이게 하는 정치공작의 대명사로 인용됐다. 북한이 직접 터트리거나 아니면 국내 특정세력이 조작하거나 그 주체는 각각 달랐다. 이를테면 거물 간첩 체포발표를 비롯해서 거물급 인사 월북, 북한의 거물급 탈북인사 귀순, 서 모 국회의원의 김일성 극비면담, 휴전선과 판문점에서 일어난 기습 총격사건, 불법 북송자금 폭로 등 북한 관련 충격적인 사건들이다. 종전에는 우파정권에서 그런 조작혐의를 받았고 이에 대한 공격은 진보 또는 좌파진영 정치인들의 고정메뉴였다. 그래서 제1, 제2, 제3의 북풍사건들이 정치판을 뒤흔든 뇌관(雷管)으로 작용했다.

이번에도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 등 데탕트 분위기 조성에 대해 야당은 신북풍(新北風)이라고 비난했다. 역대 북풍사건의 영향은 그 효과가 미미(微微)한 구북풍(舊北風)이었다면  이번 북풍은 김정은이 직접 나선 매머드급 신북풍(新北風)이었다. 야당은 실의에 빠지고 여당은 의기양양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미디어들은 ‘민심의 선택’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민심이 선택한 기준(基準)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평화와 통일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환상의 착시현상이 아니었겠는가? 아직 아무것도 구체화되고 실천 가능한 액션 플랜(ACTION PLAN)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 온 신북풍의 영향은 허리케인급이었다.

거기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추어올리기와 과장된 제스처 등의 떠벌림이 우리 국민을  현혹시켰고 흥분되게 만들었다. 김정은의 입에선 ‘비핵화’란 말 한 마디 나오지 않았는데도 트럼프는 성급하게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등 한국 안보의 핵심요소를 무장해제하려는 위험한 발언을 스스럼없이 했고 공식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한국의 선거판을 뒤흔드는 위험한 선례가 앞으로 있을 국내 선거판에 자주 등장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진보좌파 정권과 김정은이 결탁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예측이요, 실현 가능한 현실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권력은 김정은의 직·간접 원격조정에 달려 있고 한국의 권력실세들은 김정은에게 빌붙어 아양을 떨기에 급급할 것이다. 이런 비굴하고 굴욕적인 모습은 상상만 해도 참기 어려운 수모요 모욕이다. 이번에 ‘민심(民心)’이란 미사(美辭)로 포장된 회오리 여론이 이같은 위험천만한 상황을 예상이라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혼절(昏絶) 상태로 몰고 간 이번 신북풍이 앞으로 통풍(統風)이 될지 평풍(平風)이 될지 아니면 광풍(狂風)이 될지 현재로선 누구도 장담(壯談)하지 못한다. 김정은이 좌지우지하는 한국 선거(選擧)판, 상상만 해도 모골이 송연(毛骨悚然)해지고 자존심이 뒤틀려 견딜 수 없다. 신북풍이 언제 또 불어올지 모른다. 그럴 때마다 민심이 요동(搖動)치고 분별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면 진정한 선거의 의미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보수가 폭삭 망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얼간이들아, 보수가 망하기를 기다리기 전에 김정은과 좌파진영이 공모작당하여 선거판을 개판으로 만들 그 위험부터 걱정하고 타도하는 데 앞장서라. 어떻게 이룩하고 지켜온 대한민국인데 신북풍에 놀아나며 흔들리는 민심을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하는가? 뜻있는 청년들아, 국민들아, 잠들어 있는 어리석은 사람과 세상을 흔들어 깨우는 데 함께 나서자! 대한민국은 청년, 너희들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