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동자들의 생각은 참으로 이상해 보인다. 매사를 색안경을 끼고 시비를 건다. 기자가 노동자로 전락하고 상부 지시에 따라 노조활동을 하고 있는 기울어진 판국에 기대할 게 있겠는가마는 언론사 사장 부인의 참정권까지 물고 늘어지는 기현상은 한국적 언론적폐의 상징적 수치라 할 것이다.

5월8일자 ‘미디어 오늘’은 “부인 출마논란, 부산일보 사장 ‘마음껏 공정 보도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 부인 박문자 씨가 부산 해운대구 제1선거구 자유한국당 시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을 부산일보 노조가 안 사장에게 시비를 걸자 안 사장이 “마음껏 공정하게 보도하라”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런 것을 기사화한 ‘미디어 오늘’은 언론노조 기관지 ‘언론노보’의 후신이다.

부산일보 노조는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사 사장은 배우자의 출마를 말리는 게 상식 아닌가?”라며 안 사장에게 시비를 걸고 나섰다. 안 사장은 노조의 이 같은 딴지걸기에 대해 “설득만류도 하고 극단적인 엄포도 놔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교육자(유치원원장)로서 제도개선을 통해 교육, 저출산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싶어 하는 그녀의 삶과 꿈을 차마 좌절시킬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사장은 선거보도에 일체 관여하지 않을 테니 마음껏 공정보도하라고 주문했다.

부산일보 노조는 두 가지를 잘못하고 있다. 첫째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참정권을 방해하는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 특히 소수자인 여성후보의 참정권을 짓밟는 폭거를 하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후보의 시의회 진출은 권장할 사항이다. 참정권은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의 직업에 의해 침해받아서는 안 되고 그런 이유로 침해해서도 안 된다. 둘째, 기사는 사장이 작성하는 게 아니다. 기자들 스스로가 쓴다. 부산일보 기자들이 편파적 기사를 쓰거나 보도하지 않으면 된다. 언론사 사장 부인이라고 해서 역차별을 받거나 기자들이 역차별을 해서도 안 된다. 사장이 유언무언의 지시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는 기자들이 명경알처럼 잘 알 터이다.

부산일보 언론노조는 여성의 참정권 행사를 방해하거나 저지하는 범법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불공정 보도를 자행하는 측이 사장인가? 아니면 노조원 스스로인가? 자문자답해보기 바란다. 부산일보 노조는 사장 부인의 참정권 행사 방해에 나서기 앞서 지금 정치 문제화된 민주당 당원 댓글 조작 의혹사건 기사나 제대로 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