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년의 분야별 성적표는 대북(對北) 문제를 제외하곤 대부분 초라한 과락(科落)이다. 한국경제신문이 대학교수·각급 연구원장·기업 최고경영자(CEO)·전직관료 등 각계 여론주도층 인사 1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77.8%가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로 나타났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분야별로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가장 잘한 것으로는 70.7%가 모험을 하고 있는 대북 문제를 꼽았다. 국민소통이 15.7%, 4강외교가 8.6%였다. 가장 잘못한 것으로는 경제 살리기 실패가 73.6%, 정치개혁은 18.6%, 국민소통은 2.9%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1년간 경제를 잘 이끌어 왔느냐?’는 질문에 65.8%가 낙제점을 줬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대해서도 69.3%가 부작용이 많으니 방향수정을 요구했다. 95%가 내년 최저임금 상승폭을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 인사정책은 55.0%가 잘못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6·13지방선거 이후 개각을 해야한다가 75%나 됐다. 탈원전은 10점 만점에 4.4점, 일자리 창출은 4.6점, 최저임금인상은 4.7점으로 형편없이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은 한반도 전쟁위기 해소는 비교적 잘하고 있으나 “일자리.에너지정책은 C학점” “혁신성장도 평균이하로 규제 풀어서 기업 뛰게 해야 C학점” “신고리 5·6호기 중단은 역풍을 맞아 탈원전 정책도 C학점” “적폐청산은 국민에게 피로감만 줘”라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일자리창출은 F학점”이라고 보도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의 명운(命運)이 걸린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병정놀이 똘마니 김정은과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남북문제의 급진전에 섣불리 도취돼 흥분할 게 아니라 임기 내에 꼭 북핵과 미사일위협을 제거해야 한다. 경제 분야는 경제무능정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갤럽 여론조사결과 경제정책 지지율은 47%에 불과하다. 지지율이 아무리 높게 나타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경제가 무너지면 그 높은 지지율도 한낱 신기루가 되고 말 것이다. 대북낙관론에 마취돼 경제정책이 실패한다면 대북문제도 제대로 될 리 없다.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문제, 소득주도 성장 등은 이미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국민통합 문제는 대통령 스스로가 힘을 쓰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는 끝나야 하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화해와 통합의 힘으로 국민적 에너지를 응집시키는 데에는 소홀하고 실패만 거듭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지율에 침몰돼 황홀경에 빠져 코만 골고 있다가는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