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쟁준비에 미쳐 날뛰던 전쟁광(戰爭狂) '로켓맨'이 갑자기 평화의 구세주가 된 듯 언론이 흥분하고 있다.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최고권력자의 만남을 앞두고 한반도에는 벌써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고 평화가 왔으며 통일이 다 된 것같은 착시(錯視)현상이 국민들의 정신무장을 해제시키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20일 북한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앞으로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는 행동조치까지 구체적으로 밝혀 추가도발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남북 최고권력자가 만나서 의견을 나누기도 전에 김정은이 핵동결 선언을 발표함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은 김빠진 맥주가 되었다. 거기다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쟁준비에 미쳐 날뛰던 전쟁광(戰爭狂) '로켓맨'이 갑자기 평화의 구세주가 된 듯 언론이 흥분하고 있다.

그 바람에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원맨쇼에 들러리나 서는 주연아닌 조연(助演)의 신세가 됐다. 김정은의 선제공격을 두고 언론은 '빨라진 한반도 평화시계' '핵실험 중단 카드 먼저 내민 김정은' '북,대미협상 주도권 포석…핵동결 선수"등…김치국부터 마셔대고 있다.

과연 우리가 희망하고 기대하는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통일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가?미국의 동북아문제 전문가인 '빅터 차'는 "핵포기가 아니라 핵보유국 행세" 한다며 경계론을 들고 나왔다. 핵폐기를 선언하지 않고 핵실험 중단의 카드만 내놓은 것는 이미 핵실험을 모두 마쳤으니 실험만 중단하겠다는 것이지 보유하고 있는 핵을 폐기하겠다는 뜻이 아니란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도 더 이상 핵실험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무용지물이 된 것을 버리겠다는 것인데 거기에다 무슨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착각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정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저의를 숨겨놓고 툭툭 던지는 짓거리인데 거기에 무슨 기대를 걸고 의미를 부여하며 일희일비하고 있는가?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항복이나 한 것처럼 침소봉대하는 뻥튀기꾼들이 국민의 생각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심지어 대기자임을 자처하는 80대의 某신문사 기자는 '대동강변의 트럼프 타워' 운운하며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미북 회담이 잘되면 대동강변에 트럼프 기념관이 들어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환상(幻想)을 마치 실현 가능한 현실인 것처럼 주장했다가 몽유병자(夢遊病子)의 환영(幻影)같다는 핀잔을 받기도 했다. 대동강변에 김일성의 교조(敎祖)인 스탈린도, 모택동도 세우지 못한 기념타워를 트럼프가 어떻게 세우겠다는 것인가? 김정은이가 세워줄 것 같은가? 어림 반푼어치도 안되는 헛된 수작을 영향력 있는 신문이 연재를 하다니 돌아도 단단히 돈 것 아닌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유인책이나 꼼수에 넘어가지 않으면 본전은 될 것이다. 성급하게 한 건 하겠다며 욕심을 부린다면 판판이 넘어가고 말 것이다. 김정은의 뒤에는 시진핑이 있고 푸틴도 있다. 문재인의 뒤에는 누가 있는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권력은 죽어서도 버리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그것이 바로 북한의 3대 세습왕조 아닌가? 섣불리 덤벼서는 안된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챙기고 또 다짐해야 한다.국민을 속이는 지도자는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