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側近)을 믿지 말아야 합니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말로(末路)는 비극적이다. 중국 속담 그대로 "위인(偉人)은 불행하다"로도 통한다. 객사(客死)하고 시해(弑害)당하고 자살하고 구속되고의 연속이 역대 대통령들이 보여 준 참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젯밤 구속되면서 "자신의 구속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직 대통령이 얼마나 구속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직 대통령이 재직시 하기 나름이다. 후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 대해 적폐청산이나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권력의 칼날을 휘두르면 권력의 주구(走狗)들은 신나게 물어 뜯을 것이다. 살아 있는 권력이 죽은 권력을 짓밟는 사례는 자주 봐 왔다. 그리고 부메랑이 되어 당사자들도 비참하게 되는 것도 흔히 봐 왔다. 앞으로 구속될 전직 대통령이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그를 위해 건백서(建白書)를 띄운다.

첫째. 측근(側近)을 믿지 말아야 합니다. 측근은 권력이 살아 있을 때는 더 할 수 없이 성실하고 상냥하며 충성을 맹서하지만 권력이 떨어지고 나면 배신하기 십중팔구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과 최순실이 그렇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들이 그랬습니다. 자기들이 살아남기 위해 검찰의 '플리 바게닝' 유혹에 적극 협조하고 맙니다. 심지어 측근에 의해 시해당한 대통령도 있고 측근들이 뇌물받고 상전에게 책임 전가하는 몹쓸 자도 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자들이 측근입니다. 측근들은 권력이 살아 있을 때는 매관매직도 하고 뇌물도 잘 챙기지만 주군(主君)의 갓끈이 떨어지면 배신으로 돌아서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둘째, 자식과 마누라 등 가족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부인을 영부인(令夫人)이라 부릅니다. 영부인은 대통령에겐 여론을 전하는 창구 역활도 하지만 대통령에게 접근하려는 아부쟁이들이 영부인에게 접근하여 각종 이권을 챙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타난 적폐가 '옷로비' 사건이고 명품가방 선물 사건입니다. 청와대 내당(內堂)에 앉아 기업인들로부터 '달러'를 받아 챙긴 비리도 있었습니다. 영부인들의 이러한 부정은 남편인 대통령에게 치명상이 되기도 합니다. 영부인들의 파렴치한 행동으로 인해 자살한 전직 대통령도 있었습니다. 자식들 또한 골칫덩어리지요, 김영삼, 김대중 전직 두 대통령도 자식들이 저지른 비리 때문에 국민들에게 공개사과까지 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수신제가도 못한 주제에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나선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란 지적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셋째. 돈(金力)의 힘이 권력(權力)의 힘보다 더 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빈 손으로 들어 가 빈 손으로 나오겠다"고 약속한 분도 있으니까 제발 그 약속이 지켜지길 바랍니다. 일시적으로는 돈의 힘이 권력에 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권력이 돈 앞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부정부패의 쇠고랑이 바로 돈의 힘이 얼마나 센 것임을 입증한 것입니다. 살아 있는 권력이 대형국책사업, 이를테면 무기구매나 원전수주, 전투기 도입, 고속철도 건설 등에서 발생하는 커미션도 함부로 군침을 흘려서는 안됩니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습니다.

넷째. 노벨상에 욕심내면 큰일 납니다. 노벨상 수상하게 해 주겠다며 나서는 아부망나니들을 멀리해야 합니다. 노벨상은 로비한다고 해서 수상되는 게 절대 아닙니다. 노벨상이 로비로 가능하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도 로비해서 받았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노벨상 수상 로비에 드는 경비는 어떻게 확보합니까? 국정원 특수활동비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처지에 어떻게 그 큰 돈을 마련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만만한 기업인들의 목이나 비틀어 부당하게 자금을 마련하지 않으면 별 방도가 없지 않습니까? 노벨상수상 운동을 빙자해서 망나니들이 자기 몫도 챙기게 되면 그것이 곧 적폐입니다.

다섯째. 항간에는 청와대 집터가 길지(吉地)가 아니라 흉지(兇地)이기 때문에 대통령 관저를 옮겨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청와대 앞산인 남산에 세워진 철탑(방송송신탑)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청와대는 1927년 일제 식민치하에서 제3대 총독이었던 ‘사이토 마코토(齊藤實)’가 건축한 총독 관저였습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미 군정청 장관이 사용했고 1948년 대한민국 건국 후 경무대로 명명하여 대통령 관저가 됐습니다. 4.19 이후 청와대로 이름이 바뀌어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공관겸 관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936년2월26일 일본군 장교들에 의해 첫 입주자인 ‘사이토 마코토’가 살해돼 죽어 나옴으로써 청와대 주인들의 ‘불길한 흑역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YS가 중앙청 건물이 총독부 건물로 일제식민통치의 잔재라 하여 철거하는 용기가 있었다면 조선총독의 관저를 수리 보수하여 사용하는 청와대 또한 철거했어야 마땅합니다. 친일 식민통치의 상징적 건물을 대통령 공관으로 사용하는 것은 일부 분자들이 상습적으로 지껄이는 친일(親日) 행위가 아닙니까? 친일 문제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이런 풍토는 이제 버려야 된다고 봅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일제 잔재인 건물에서 버젓이 집무하고 있는데도 친일 문제를 들고 다니며 상습적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매도하는 악랄함은 이제 개선돼야 합니다. 친일 컴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일본을 이겨 낼 수가 없습니다. 친일을 계속 주장하며 연좌제를 적용하며 특정인을 사냥질할 작정이면 대통령은 당장 청와대를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철거해야 합니다.

필자는 2013년 3월25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건백서(建白書)‘에서 남명 조식(曺植) 선생의 을묘사직소(乙卯辭職疏) 한 구절을 인용한 적이 있습니다.

"나라의 근본은 없어진 지 오래이고 하늘의 뜻도 이미 떠나 버렸습니다. 낮은 벼슬아치는 술과 여색(女色)에 빠져 있고 높은 벼슬아치는 뇌물을 받아 배 불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나라의 형세가 안으로 곪을대로 곪았는데도 누구 한 사람 책임지려 하지 않습니다. 군주로서 원칙을 세워 주십시오. 임금에게 원칙이 없으면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달라진 게 있습니까? 일본의 정치논객 다나카 아키라(田中明)는 한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대통령 해먹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 알기를 우습게 알고 헐뜯고 멸문(滅門)의 보복을 하는 것은 한국정치의 정형이요 전통이며 생존의 법칙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전직대통령을 구속이나 하는 못난 대통령이나 먹이감이 된 전직 대통령이나 자웅을 가리기가 어려운 것 아닙니까?

앞으로 계속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불행한 역사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