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장에 이용관 前 집행위원장, 집행위원장에 전양준 前 부위원장이 선임됐다. 이용관 이사장은 2014년 11월 양 모(51) 前 BIFF 사무국장과 공모해 A사와 허위로 협찬 중개계약을 한 뒤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275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최근 벌금형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또 전양준 집행위원장도 2014년 협력업체에 중개수수료 1100만 원을 지급한 뒤 전액 돌려받아 사용(사기)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 원을 확정 선고받았다(국제신문 보도 인용).

이러한 전과(前科) 사실이 있음에도 BIFF 이사회는 1월31일 임시 이사회에서 정관상 결격사유가 안 된다며 이들 두 명에게 명예회복의 길을 열어 줬다. 범죄사실이 명백하고 500만 원이란 벌금을 선고받은 전과자에게 영화계로 돌아올 수 있는 월계관을 씌워 준 BIFF 이사회의 정신 나간 행위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명예를 더럽힌 문화테러가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은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국회의원의 경우보다 5배나 많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는 ‘영화’라는 이름으로  범죄자를 감싸고도는 파렴치한 공모집단이나 다름없다. 어쩌면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는가? 공금을 횡령하고 사기치고 파렴치한 범죄자에게 관용을 베푸는 이런 정관이 법 위에 왜 존재하는가? 그것도 오래돼 사면을 받은 것도 아닌 최근의 사실인데도 말이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수뇌부가 도덕적으로 타락한 것은 물론 현행법을 위반한 이런 범법자들의 소굴로 전락한 것은 그동안 성원을 보내 준 국민과 세계 영화 애호가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참으로 실망이 크다.

특히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사고 때 말썽 많았던 ‘다이빙벨’ 초대작 상영문제로 순수한 영화 예술제를 정치판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와 부산시민들이 멍석을 깔아놓고 들러리나 서면, 외부인들이 들이닥쳐 굿판이나 벌이다가 돌아가는 형국이다. 부산은 돈이나 갖다 바치는 ‘봉’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