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눈물' 하면 퍼뜩 떠오르는 것이 박정희 대통령의 독일 연설장면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4년 12월 당시 서독에 파견된 우리 광부와 간호사 500여 명을 격려, 위로하기 위해 루르 탄광촌을 방문했다.
우리 광부들로 구성된 밴드가 애국가를 연주하자 장내는 눈물바다가 됐다. 박정희 대통령은 앞에 나가 준비한 원고를 읽는 대신 "여러분들을 만나니 내 가슴에서 피눈물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우리 후손들을 위해 잘사는 나라를 함께 건설해 나가자"고 격려했다. 동석한 육영수 여사도 하염없이 흐느꼈다는 사연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한 마디로 감동 그 자체였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박종철군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관람하고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박정희의 눈물이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다짐의 눈물이었다면 문재인의 눈물은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비운을 맞은 박종철에 대한 추모의 눈물이었다는 차이가 있다. 눈물은 체액(體液)의 한 종류다. 사람은 감정의 변화에 의해 눈물을 흘린다. 문학적 표현으로 종종 울음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눈물은 과연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가? 박종철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경찰 수사에 대한 원망의 눈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경찰의 무리한 수사는 시쳇말로 적폐청산의 대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경찰을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과 검찰의 수사권마저 경찰에 몰아 주는 이른바 '공룡경찰'을 만들기로 은전(恩전)을 베풀기로 한 그 이유가 궁금하다.
성매매 단속 정보나 흘리고 뇌물이나 받아 챙기는 이런 저급한 경찰 자질로 과연 국가안보를 책임질 수 있으며 공정한 수사를 책임질 수 있겠는가?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은 "청와대 권력기관 개혁안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처럼 보이는 건 권한을 주고받는 권력기관들의 눈에만 그렇다. 권력기관 위에 있는 청와대나 권력기관 밑에 있는 국민의 눈으로 보면 조삼모사(朝三暮四)다. 청와대는 개혁안에서도 권력기관을 내려놓지 못하고 손아귀에 쥐고 있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권력 앞에 약한 조직이다. 이런 경찰을 공룡으로 만들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의 눈물, 문재인의 눈물
- 문무대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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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1-17,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