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까지 투신 사망케 한 ‘국정원 댓글수사’가 어디에서 끝날지 궁금하다. 한풀이와 보복의 핏발이 살기등등해 보인다.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의혹을 받아 온 서울고검 변창훈 검사가 구속영장심사 직전 투신, 사망하자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국민의 시선 또한 “무리한 적폐수사가 현직 검사 투신자살이란 참사(慘事)를 불러 왔다”는 데에 모아지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후 8시경 변 검사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강남성모병원 빈소에 나타나 “비통하며 고인과 유족에게 깊은 조의(弔儀)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말을 받아 현직 지청장인 검찰간부가 문 총장을 향해 “너희들이 죽였다”고 소리치기도 했다(중앙일보 7일자 2면). 검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참사는 “정권하명(下命)수사 탓”이란 지적과 함께 검찰수사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조선일보 7일자 3면 톱).

문무일 총장에게 묻는다. 변 검사의 빈소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조의를 표했지만 현직 검찰간부가 문 총장을 향해 “너희들이 죽였다”고 외치는 질책을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부하의 시신을 짓밟아 가며 총장직에 연연하고 있을 것인가? 항간에는 某 검사장이 벌써 총장질을 하고 있고 문 총장은 某 검사장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떠돌고 있음을 알고나 있는가? 뿐만 아니라 某 검사장이 ‘문 총장을 밀어내고 자신이 총장이 될 것’이란 풍문도 나돌고 있지 않은가?

검찰간부 2명을 구속시키고 1명을 자살로 몰고 간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혐의의 굿판만 제대로 벌리면 검찰의 적폐청산은 끝나는 것인가? 권력의 시녀(侍女)란 더러운 이름으로부터 벗어 날수 있겠는가? 문무일 총장, 이쯤 되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는 것이 사나이다운 처신이 아니겠는가? 후배검사들에게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

윤석렬 서울지검장에게 묻는다. 국정원 댓글수사팀장과 박영수 특검에서 윤 검사장이 보여 준 의기양양한 모습은 참으로 가관이었소. 2013년 국정원 댓글수사 당시 직속상관인 당시 서울지검 조영곤 검사장과의 충돌, 하극상은 물론 문재인 정권에서 일약 두 계단을 건너뛰며 서울지검장자리를 꿰차는 뛰어난 능력이야말로 앞으로 큰일 저지를 사람임을 예감케 했다. 국정원 댓글 재수사를 하면서 휘하 검사 247명 가운데 64명이나 투입해 걸죽하게 수사 굿판을 떠벌리는 섬뜩함이 무언가 불길한 예감을 감지케도 했다.

드디어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장호중 전부산지검장을 비롯한 변창훈, 이제영 등 현직 검찰간부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서 2명을 구속시키고 1명을 투신사망으로 몰고 간 끔직한 검찰비극이야말로 윤석렬이 아니고서는 감히 엄두도 못 낼 대사건으로 보여진다. 특히 투신사망한 변창훈 검사는 윤석렬과는 사법연수원 23회 동기로 촉망받던 검찰간부였다. 그런 고인(故人)이 하루아침에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어 동료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아야 하는 그 참담함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인생무상과 허무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의 방법을 택한 것은 아닌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변 검사 유족들은 “고인은 국가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검찰이 죄를 덮어 씌웠다”고 말한 것으로 언론은 보도했다. 동기를 참사로 몰고 간 수사의 무리함에 윤석렬 검사장은 검사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어떤 감회와 반성을 하고 있는가? 문무일 총장과 윤석렬 검사장.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畵無十日紅)이라고 했다. 더더구나 대통령 임기 5년은 권불 5년일 뿐이다. 오늘의 권세가 내일은 허망할 따름임을 알고 자중자애(自重自愛)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