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과 블랙리스트 수사는 무리하게, 정유라는 확대 수사…고영태와 'TV조선' 이 모 부장에 대해선 수사도 하지 않는 직무유기.
박영수 특검이 신변보호를 요청했다.특검이 신변보호를 요청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특검이 활동기간 종료를 나흘 앞두고 이런 조치를 취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검이 그만큼 공정한 수사를 하지 않고 편파적으로 직권을 무리하게 행사하고 직무를 유기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검은 그동안 대통령의 뇌물죄 부분을 입증하기 위해 재벌총수, 특히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죄 입증에 무리하게 올인(ALL IN)하면서 다른 부분의 수사를 게을리했다.

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대통령 압박용으로 최측근을 구속시키기 위해 수사력을 낭비했다. 정유라 학생 한 명의 입학비리와 학점관리에 대해 지나치게 확대수사를 했다. 다른 대학의 수많은 체육특기생들의 학점관리가 진정 정유라 차원을 넘어서서 과연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유독 이화여대에 대해서만 이렇게 혹독하게 파헤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고도 있다. 다른 대학의 경우 학사비리에 대한 수사는 당해교수 한두 명 구속으로 끝낸 것이 종전의 사례였는데 이화여대의 경우 총장과 학점관리 교수까지 무더기로 구속시킨 것은 의외라는 지적이 나오고도 있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자인 고영태를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것은 특검의 편파적인 수사가 아니면 직무유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고영태와 더불어 최순실 의상실에 CCTV를 불법설치하고 1년 동안이나 불법을 저지른 'TV조선' 이 모 부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지 않은 것도 직무유기이다.

2300여 개의 고영태 녹음파일은 손도 대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JTBC의 태블릿PC와 특검이 제시한 태블릿PC의 조작 가짜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는데도 외면한 것은 특검이 얼마나 일방적이고도 편파적 수사를 했는가를 적나라라하게 보여 준 것이다.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박 대통령을 '조건부 기소중지'하겠다는 것도 법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다.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굳이 '조건부 기소중지'를 내세운 것은 특검의 지나친 자기과시요, 직권남용이란 지적이 많다. '조건부 기소중지'가 아니라 '내사중지'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법조계의 지적이다.

특검의 이러한 편파적인 수사행태가 애국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나오게 하는 원인제공이었다는 여론이 높다. 특검은 결국 특검설치 원래의 목적에는 충실하지 못했고 특검자격 여부에서도 흠집 논란이 있는 일부가 수사의 효율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만 남겼다. 감정적이고 한(恨)풀이식 수사였다는 오점(汚點)만 남기고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