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009년 신문의 방송사 경영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방송법 개정을 앞두고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신문이 종합편성채널을 운영할 수 있는 이른바 ‘신방겸영(新放兼營)’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한 것이었다. 위원회 구성은 한나라당 추천 10명, 민주당 추천 9명, 자민련 1명 등 20명이었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나경원(한나라당), 전병헌(민주당) 두 간사가 위원회 운영에 관여했다. 격론을 거쳐 11 대 9로 신방겸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같은 결과를 국회에 통보했다. 국회에서도 논란 끝에 방송법을 개정 통과시킴으로써 종편방송의 탄생이 가능해 진 것이다.

新放겸영의 당초 의도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신문사의 경영을 활성화시키고 노조에 장악돼 편파방송이 심각한 지상파 방송의 정상화를 위한 것이었다. 또 3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여론의 다양한 반영 등이 목적이었다. 시행과정에서 몇 개의 종편방송을 허가할 것인가도 문제였다. 당시 케이블방송협회는 종편채널을 여러 개로 나누는 것은 공공재(公共財)인 전파관리상 문제가 있으므로 케이블협회로 단일화할 것을 희망했고, 유력 신문과 컨소시엄을 형성한 몇 개 그룹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공개모집 결과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등 4개 언론그룹이 혜택을 받았다. 종편채널을 4개나 허가하는 것은 전파사용의 혼란과 무질서가 지적되기도 했으나 이명박 정부는 강행했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신생채널의 경영부실을 지원하기 위해 광고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줬다. 그러나 기대했던 결과는 빗나갔다. 4개 종편은 무리한 경쟁으로 방송질서를 교란시키고 방송프로그램의 질적(質的) 저하라는 부작용을 나았다. 경비 절감을 위한 저질 프로그램의 제작과 무자격 방송인력의 현장투입은 방송의 기본을 무너뜨렸다.

인건비 절약을 위해 신문기자들을 앵커요원으로 등장시켜 사투리 방송, 고래고래 고함치는 편파 방송, 진행자가 패널이요 논평가 행세하는 방송으로 황색 먼지를 가가호호(家家戶戶)에 날려 보내고 있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 시국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일한 내용을 반복 방송해서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하고 있다. 앵커 자격이 없는 저질인력이 프로그램을 포르노화 시켰다.

앵커멘트는 명료(clear), 정확(correct), 간결(concise)해야 한다. 과거 미국 CBS 뉴스의 사장이었던 윌리엄 레오나드는 훌륭한 방송진행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방송인으로의 훌륭한 능력을 갖춘 사람, 용모, 문장력, 표현력 등에서 TV매체에 알맞은 인물이어야 한다.
▲ 긴급한 순간에 흥분하지 않고 냉철하게 대처하는 임기응변이 뛰어나야 한다.
▲ 앵커는 방송사의 상징이기 때문에 사적(私的), 공적영역에서도 품격을 갖춰야 한다.

종편채널 5년의 종합평가는 한마디로 실패다. 품격과 공정성을 가져야 할 방송이 편파적이고 국민의 사생활이나 파헤치는 해적방송으로 변질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패널들은 약장수요, 몇 몇 앵커들은 미친 광대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