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는 탄핵 카드를 접고 改憲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정치판의 주도권이 박지원 ‘1人 천하’에서 비박계(非朴系)로 넘어온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 모든 것을 다 내려놓으며 국회의 선택에 따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野3당의 탄핵추진은 사실상 非朴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당초 비박계는 朴 대통령의 조기퇴진을 위한 압박수단으로 탄핵동조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朴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겠다고 한 이상, 敵軍과 손잡고 탄핵에 동참할 명분이 사라졌다.

비박계는 반대세력과 손잡고 탄핵이란 카드를 내세우지 말고, 좀 더 명분 있는 개헌(改憲)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단축시켜 朴 대통령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게 현명하다는 뜻이다. 그래야 헌정질서도 유지하면서 비박계 자신들의 체면도 세울 수 있다. 비박계는 정국주도권이 자신들에게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비굴하게 적장(敵將)에게 끌려다니고만 있는가? 탄핵에 동참하면, 비박은 다음 선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가? 이 어리석은 사람들아.

세간에는 문재인은 북한인권결의안 贊反 여부를 북한에 묻고, 비박은 탄핵여부를 박지원에게 보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저런 오명(汚名)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비박계가 하루 빨리 탄핵정국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朴 대통령의 어제 담화가 비박계에 좋은 기회를 준 것이다. 비박계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실기(失機)해서는 안 된다.

개헌 문제는 대다수 국민과 현역 국회의원 200명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 많기에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명분을 가지고 있다. 개헌은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행동하는 문재인 前 대표에게 일격을 가하는 묘책이 될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비박계에 있어 개헌은 화투판의 ‘쓰리고’와 같은 히트가 될 것이고, 탄핵은 ‘피박’을 뒤집어 쓰는 악수(惡手)가 될 것이다.

비박계는 요즘 친박으로부터 탄압받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사실 이명박 정권 때, 비박계는 ‘친이계’라는 이름으로 큰소리치지 않았던가? 친박·비박의 지지기반은 모두 보수세력이다. 그러므로 서로 다투지 말고 협조할 건 협조해야 한다.

비박계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현명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 그들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으로부터 외면 당하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