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블랙홀’에 쾌재를 부르는 綜編(종편) 방송

TV조선은 기밀에 속하는 ‘대통령 집무실 구조’를 보도하고, Jtbc는 최순실 태블릿 PC의 입수 경위를 아직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그 배경에 의구심이 든다. 우리 속담에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다. 대통령을 빈대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지만, 속담이니까 인용하는 것을 양해하기 바란다.

지금 우리 사회는 최순실의 블랙홀과 이를 방치한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하느라 정신이 없다. 야당은 이번에는 제대로 걸려들었다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언론은 힘 빠진 권력에 대해 마치 하이에나가 죽은 짐승의 살점을 뜯어 먹듯이 난도질하고 있다. 이 판국에 朴 대통령에 대해 측은해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가는 몰매를 맞을 것 같다. 그런 살기(殺氣)가 곳곳에 서려있다.

그러나 견해가 다른 사람도 있고, 할 말은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북한이나 다를 게 없지 않는가? 자기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시비를 거는 것은 폭도들이나 하는 공갈 협박이다.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워버리는 잘못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정권의 위기와 국가의 위기를 분별해야 하지 않는가? 특정 정권이 흔들린다고 해서 국가의 안보와 민생마자 팽개쳐 놓고 政爭에 휩싸이는 것은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格이다. 야당이 즐겨 쓰는 국기(國基)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청계천에 모인 시민이 많다고 해서 국민 전체가 모두 청계천에 다 나온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청계천 인파보다 지켜보고 있는 국민이 많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국회를 찾아가 난국(難局) 수습을 위해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대통령에게 훈계하는 듯한 국회의장의 자세나 피켓 들고 下野를 외치는 야당 국회의원 패거리들의 모습 또한 칭찬할 만한 풍경은 아니었다. 이번 청계천의 촛불도 광우병 난동(亂動)의 판박이처럼 보이지 않는가?

8일 저녁 TV조선은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 구조를 상세히 밝히면서 ‘문고리 3인방’을 비판했다. 북한의 김정은이 서울 불바다와 청와대 核폭격 협박을 공공연히 하고 있는 이 불안한 시국에, 대통령 집무실 구조를 상세하게 밝힌 것은 무슨 짓인가? 최순실의 기밀유출과 무엇이 다른가? TV조선은, 조선일보가 우병우 前 민정수석 처갓집 부동산 매매 관련 보도를 했다가 망신 당한 것을 엉뚱하게 한풀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언론은 빈대보다 소중한 초가삼간 태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검찰은 최순실이 봤다는 연설문이 완성본이 아니기 때문에 판례(判例)로 볼 때, 대통령 기록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역대 정권에서 있었던 각종 게이트와 대동소이한 것 아닌가? 우리가 그때마다 대통령 下野를 외쳤던가? 우리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이 어디 최순실 뿐이란 말인가?

이제 사건의 전모를 알 만큼 알았으니 Jtbc가 특종보도했다고 주장하는 최순실의 태블릿 PC는 과연 어떻게 입수했는지 알고 싶다. Jtbc가 태블릿 PC를 누구로부터 넘겨 받았는지 아니면 기자가 보관 장소에 들어가 일방적으로 들고 나왔는지 궁금하다. Jtbc는 최초에 보도할 당시 그저 컴퓨터라고만 밝혔었다. 崔 씨의 컴퓨터는 데스크탑이 아닌 휴대가 손쉬운 태블릿 PC인데도 이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것이다. 컴퓨터 확보 경위에 의혹을 갖게 만드는 대목이다.

崔 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PC 출처와 연관 지을 수 있는 의미있는 주장을 했다. 퇴직한 미르재단의 한 고위인사가 ‘자신을 협박하며 현금 5억 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협박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崔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의 PC출처에 대해 의문이 증폭된다. 崔 씨와의 관계가 나빠진 미르재단의 고위 인사가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崔 씨의 태블릿 PC를 빼돌리고 崔 씨를 협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Jtbc가 직접 들어가 가져 나왔다면, 점유이탈물 횡령이나 절도행위가 될 수도 있다.

TV조선이 특종보도라고 말하는 대통령 의상실 녹화 영상도 어떻게 확보했는지 궁금하다. 뒷거래는 없었는가? 지금까지 언론이 폭로한 기사의 내용이 얼마나 진실에 가깝고 믿을 만한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나라가 망하기를 바라며 날뛰는 듯한 신문과 방송, 정쟁배(政爭輩)들이 지금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종편 방송의 보도 행태에 의구심이 든다.

이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는 뜻있는 국민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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