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 “산소호흡기 떼다” >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자구노력이 미흡함을 이유로 법정관리로 가닥을 잡은 뒤 이 사실을 보도한 한국일보의 기사 제목이다. 한진해운은 국내 해운업계 1위, 세계 7위의 국적선사이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오대양을 주름잡아온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 것은 우리 해운업계뿐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채권단은 한진해운 오너 일가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자구노력이 소극적인 상황에서, 공적자금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며 법정관리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이렇게 되자. 한진해운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직원들은 이 지경으로 회사를 이끌어 온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해 비판적이다. “회장이 한진해운을 버린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수십조 대의 나랏돈으로 회사를 경영하면서 가족중심 족벌경영으로 회사를 망하게 한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해서도 지탄의 여론이 높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을 동생에게 넘겨 잇속만 챙기게 했고 동생이 죽자 그의 부인 최은영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앉혀 회사를 부실하게 만들었다. 최은영은 해운사업에 대한 전문성도 없는 데다 전문경영인도 아니었다. 기껏 한다는 짓이 1년에 수십억 원대의 급여나 챙겨가고 특수정보에 의한 주식 팔아치우기 등 전형적인 갑질에만 몰두했다.
비슷한 현대상선의 자구 노력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행동으로 일관했다. 대형 국적해운선사를 설마 해체시키기야 하겠느냐 식의 배짱만 내밀고 떼를 쓰기만 한 것이 한진해운 오너 일가의 행태였다.
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 결정은 은행돈으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는 우리나라 재벌그룹은 물론, 졸부들에게도 일대 경종을 울린 것이다. 족벌경영으로 갑질이나 하고 있는 교만한 자들에게 던지는 비수나 다름없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결정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