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후보지역으로 거론되는 일부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장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기고 선동하는 언론의 행태는 망국적(亡國的) 탈선이다. 韓美 양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高高度미사일방어망(사드·THAAD)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하자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언론의 보도태도다. <한겨레신문>은 7월8일자 1면 톱기사로 "사드 끝내 강행 동북아 新냉전 방아쇠 당겼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도 "사드가 쏘아 올린 동북아 냉전"이라고 역시 톱기사로 보도했다.

"사드, 한반도 배치… 루비콘강을 건넜다"(조선일보), "韓美 사드배치 공식선언…軍 '후보지 확정'"(동아일보), "결국 사드뇌관 불 붙다"(한국일보), "사드 고뇌 끝 박근혜 정부 韓美동맹 택했다"(중앙일보), "北核 겨냥, 사드 내년 봄 한반도 배치"(매일경제) 등의 보도가 줄을 이었다.

특히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사드배치 결정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단정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군사주권 차원의 사드배치 중러에 당당해야"라고 말했고, <동아일보>는 "韓美 사드도입 확정 대통령이 불가피성 설득나서야" 한다고 했다.

누가 뭐라 해도 사드배치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대한민국의 방어적 대응이요, 자위적 결정이다. 이를 두고 동북아의 新냉전을 마치 우리가 불러오는 것처럼 오도(誤導)하는 것은 황당한 주장이고 설득력이 없다.

어떻게,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안보문제를 제3국의 문제처럼 가볍게 볼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가 전쟁 도발자인 것처럼 치부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자세는 지탄 받아야 마땅하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나 반대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한반도에 사드배치를 반대하기 전에 한반도를 미사일과 核공포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줄 방안부터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의 책무이다.

북한의 미사일과 核개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으면서, 미사일과 核위협에 선제대응하려는 우리의 준비만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를 서글프게 하는 것은 사드 배치 후보지역으로 거론되는 일부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장들이 반대에 따른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를 부추기고 선동하는 언론의 행태는 망국적(亡國的) 탈선이다.

자신의 양보와 희생없이 나라를 지킬 수 없다. 한반도의 안보는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고 행동하면서, 우방(友邦)의 지원을 받아내야 한다. 당하고 난 뒤 후회하는 것은 어리석은 者들이나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