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는 항상 최악의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의 발언은, 사실상 미리 준비하라는 의미다.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금 분담을 늘리지 않으면 당선
후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도 있다. (한국과 일본은)
분담금을 인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만, 만약
아니라면 나는 정말로 미군 철수를 하겠다고 말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핵 무장에 대해서는) 어떤 시점이
되면 논의해야만 하는 문제다"

트럼프가 25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이다.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이고, 동시에,
그의 公約('한국 안보 무임승차 타파')이 空約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당선을 위해
미국 유권자 귀를 일시적으로 즐겁게 해주기 위한
스팟성 발언이 아니라, 트럼프 자신의 강한 신념에
따른 일련의 발언들('한국이 안보무임 승차')이
이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아무도 그의 행동을 막을 수 없다.

얼마 전 "일본은 왜 주일미군 비용을 100% 부담 안
하나?"라고 한 트럼프의 발언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 당선과 함께 주둔 美軍 분담금을
현행보다 두 배 이상으로 올려야만 트럼프는 비로소
만족할 듯 싶다.

일본은 駐日미군 비용으로 연간 약 1조 800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전체 비용의 50%를 부담하는 중이다.
한국은 약 9200억원(인건비, 군수건설, 군사지원
명목)을 駐韓미군 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다. 전체 비용의
40%를 부담하는 중이다. 트럼프 요구(100% 韓日
부담)대로라면, 일본은 매년 약 1조 8000억원(나머지
50%)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한국은 1조 3800억원
(나머지 60%)을 매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만약 韓日이 추가부담을 거부하면, 트럼프는 성격상
駐日미군은 현재 병력의 50%를 철수하고, 駐韓미군
은 60%를 철수해버리는 결정도 못할 리 없어 보인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2000년에 한국 정부가 정식으로 연구조사한 駐韓미군
의 장비가치는 1112억5000만 달러(한화 약 130조 원)
였다. 당시 주요 내역은 이랬다.

-미 2사단 등 주한 미 육군은, M1A1전차, M2장갑차,
다연장로켓 등 지상 장비와 AH-64(아파치)헬기,
UH-60(블랙호크)헬기를 포함한 항공장비 등이 17억
500만 달러 가치에 해당

-주한 미공군은, F15, F16 전투기, A-10공격기 및
항공기 탑재용 미사일 등이 84억8500만 달러 가치에
해당

-해군 및 해병 장비는 1천10억4천만 달러 가치에 해당

그런데, 2000년 이후 駐韓미군 장비의 현대화(고도화)
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오늘날 駐韓미군 보유장비의
가치는 조사 당시(2000년)시점보다 훨씬 커졌을 것으
로 추정된다.

한 마디로 한국이, 트럼프의 요구(추가부담)를 거절하
여 60%의 駐韓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산술적으로 駐韓
미군의 장비가치(1112억5000만 달러) 중, 60%에 해당
하는 668억 달러(78조원)가 날아가 버리는 셈이 된다.
78조 원에 해당하는 戰力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요구대로 미군 경비(인건비 등)를 매년 1억
3800억 원씩 추가 부담하는 쪽이 한국으로서는 훨씬
싸게 먹히는 셈이 된다.

문제는 트럼프의 성격상,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향후 북한이 핵 도발 위협 강도를 계속
높여나가는 경우, 트럼프는 미국 內 "북한 핵으로부터
駐韓미군, 駐日미군을 보호하라!"는 일부 美국민 여론
을 명분(핑계) 삼아 자신의 정치적 인기 등을 목적으
로 駐韓미군 및 駐日미군의 대폭축소 및 전면철수(하
와이 등 후방으로 이동) 같은 '정치적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 못하게 된다. 트럼프는 평소, '미군이
왜 미국 外 다른 나라(韓日 등)를 위해 피를 흘려야
하는가?'라는 식의 강한 의구심 같은 것을 내심 비쳐
왔다. 이러한 트럼프의 스타일상, 이같은 전개(미군
안전 위해 철수)는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韓日이 아무리 돈을 추가로 부담한다고
매달려도, 트럼프는 무슨 명분이든 만들어, 駐韓 및
駐日미군을 최종적으로는 철수시키는 조치를 강행하는
사태가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는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의 핵 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도 어떻게 보면, 이러한 사태(미군철수)를
염두에 두고, 미군 공백에 대한 보강책으로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게 제시해 줄 수 있는 것으로서 '韓日
핵 무장'을 내세운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트럼프의
종착역(속내)은, "돈도 싫다. 돈이라면 나도 많다.
韓日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겠다. 대신 핵무장을 허락해
주겠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국가안보는 항상 최악의 최악을 대비해야 한다. 트럼
프 당선과 이후 그의 평소 소신(韓日 주둔 미군 대폭
변동 등)이 현실세계에서 실제 전개되면, 한국은 당장
자체 핵 무장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핵 물질
(농축 우라늄, 플루토늄 등) 확보 및 기폭장치 개발,
탄두 소형화/경량화 추진, 운반체 확보 등, 그야말로
북한이 지금까지 걸었던 길을 초고속으로 압축하여
완료해내야만 한다. 한국의 핵 무장에 반대하던 미국
이 어느날 갑자기 트럼프 같은 대통령에 의해 "우리
(미국)는 떠난다. 자체 핵 무장 알아서 빨리 하라"고
했을 때 한국은 과연 얼마나 신속하게 북한 핵을 억
지할 만큼 자위적 핵 무장을 완료해놓을 수 있을 것
인가?

아울러, 韓日 주둔 미군의 대폭적 변동은, 한국에
있어 일본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부각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국'이 떠나버린 공백을 차선으로
부득이 '일본'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 정부와 많은
국민들이 보여주는 과도한 '反日 내지 적대시 태도'는
한국 안보상 커다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어느날
갑자기 닥치는 상황 변화로 당황하기 前에, 자체 핵
무장 역량을 내부적으로 미리 점검하고, 일본과의
전향적 협력(군사동맹 등)을 미리 모색하는 등의
준비에 박차를 가할 때라는 것을 트럼프는 한국인에게
말해 주고 있는 중이다.

*뉴욕타임스의 韓日 핵무장 관련 보도 原文


[He also said he would be open to allowing Japan and South Korea to build their own nuclear arsenals rather than depend on the American nuclear umbrella for their protection against North Korea and China. If the United States “keeps on its path, its current path of weakness, they’re going to want to have that anyway, with or without me discussing it,” Mr. Trump said.

And he said he would be willing to withdraw United States forces from both Japan and South Korea if they did not substantially increase their contributions to the costs of housing and feeding those troops. “Not happily, but the answer is yes,” he said.

Mr. Trump also said he would seek to renegotiate many fundamental treaties with American allies, possibly including a 56-year-old security pact with Japan, which he described as one-si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