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을 그냥 보내주면 아니 된다. 북한으로 보내주는 대신 40년 넘게 북한에 억류중인 KAL기 승무원과 맞교환하자고 북한에 우리 정부가 제의하면 된다. 나는 금번 언론에 보도된, 북한 여성의 귀향을 원하는 동기나 그녀의 처신과 언행에서, 그녀의 주장처럼 정말로 속아서, 아니면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인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고 석연치 않은 점을 여러 곳에서 발견하였다. 언론에 보도된 그녀의 본심이나 발언 등은 그간 내가 알고 있는 북한에 대한 상식, 다른 탈북자들이 말하는 북한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져서 발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
  
  그녀의 처신이나 발언 등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몇 가지를 언급하면,​
  
  1. 그녀는 북한에서 상류층 생활을 했다고 했다. 북한에서 상류층은 뇌물을 받을 수 있거나 외화를 만질 수 있는, 권력 기관 고위층, 무역 일꾼 등 극히 제한된 극소수에 국한된다. 북한에서 의사는 남한과는 달리, 겨우 끼니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이고 받는 뇌물도 쌀이나 몇 푼의 북한 돈이라고 하는데 남편이 의사이고 제봉사였던 그녀가 상류층이었다는 주장이 믿기지 않는다. ​
  
  2. 간 질환은, 말기암이나 죽음 직전의 심한 증상이 아닌 한, 대부분의 경우 통원 치료를 하는 데 북한에서 6개월이나 입원했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
  
  3. 북한에서 상류층은, 많은 액수의 외화를 감춰두고 있다는 데 북한 상류층이 병 치료차 중국으로 나올 정도면 병원비나 중국 체류비로 상당 액수의 외화를 가지고 나왔을 것이건만 돈이 없어서 식당에서 일을 했다는 점도 납득이 안간다. ​
   북한에 널리고 널린 화교나 조선족을 통하여 중국의 의료비 등 의료 상식을 어느 정도라도 듣고 나왔을 텐데 중국도 의료비가 북한처럼 국가에서 부담해주는 무상인 줄 잘못 알았다는 말은 과연 설득력이 있나? 여기서 드는 의문은,
   가. 6개월이나 장기간 입원할 정도로 중증 간 질환자가 어떻게 식당에서 육체적 중노동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
   나. 중국의 의료비가 국가 부담이라고 설령 알았다고 해도 그런 제도가 외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임은 쉽게 알 수 있었을 텐데 몰랐다는 점
  
  4. 북한에서 탈북하여 한국에 온 탈북자들은 해외 출입이 가능한 외교관, 해외 주재원, 무역 일꾼 등 직책상 북한 여권 발급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만이 여권을 이용하여 해외 체류 중에 한국으로 들어올 정도로 여권 발급 받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했다. 2만7000여 명 탈북자 중에 북한 여권 소지자는 100명 남짓이고, 북한에서 거의 대부분 일은 뇌물로 가능하지만, 여권 불법 발급만은 이를 만들어 주는 부서 직원들 여러 명을 동시에 매수해야 하고 고려 항공 탑승이나 국경 검문소에서 ​금방 들통이 나기 때문에 여간한 액수의 뇌물로 안 되는 일이라고 했는데 봉제사가 어떻게 북한 여권을 소지할 수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 북한 국내에서 일하는, 특별 계층이 아닌 평범한 북한 공민인 봉제사에게, 해외에서 병 치료든 관광 목적이든 여권이 발급됐다는 점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
  
  5. 북한에서 한국은 철천지 원수 적국이라고 교육받고 평생 세뇌된 북한인이 한국에 들어가서 치료비만 벌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는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는 얘기인가? 한국인이 북한에 가서 누구를 만나거나 몇 달만 유람하다가 내가 나오고 싶을 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한국인이 몇 명이나 될까?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을 때 북한 공민권 포기각서에 서명하면서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니 그녀의 이런 주장을 믿을 수 있나? 서명 전에 의심이 갔다면 같이 입국한 다른 탈북자에게나 국정원 직원에게 물어볼 수도 있었을 것이 아닌가? ​
  
  6. 만일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한국에서 성실하게 살면서 한국 여권을 발급받아서 중국에 관광 명목으로 들어가서 북한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고 그런 재입북자들에 대한 남/북한 언론의 보도 사례도 그간 몇 차례 있었으니 충분히 알 수 있는데 왜 그 방법을 택하지 않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인가? ​
  
  7. 더욱 의심스러운 점은, 한국 여권이 없더라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밀항하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비합법적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의외로 많고 쉬운데 그런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심양 주재 북한 영사관으로 몰래 연락을, 그것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취했다는 데 중국은 의료비가 공짜고 한국에 들어왔다가 마음대로 북한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세상 물정을 몰랐다는 그녀가, 일반 탈북자들이라면 상상도 하기 어려운 북한의 재외공관과 접촉을 할 생각을 했다는 점이나 실제로 실행했다는 점이 예사로운 일인가?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나 재입북 후 처벌 문제등을 물어보기 위한 것이라면 한두 번이나 3~4회 연락으로 족하지 반복적으로 계속 연락을 취한 이유는 무엇일까? 연락처는 어떻게 획득했을까?
  
  8. ​한국에서 그녀의 근황이 언론에 크게 부각된 것은 북한 당국의 지령에 의한, 아니면 자신의 남한 내에서의 북한으로의 복귀 투쟁 노력을 북한당국에서 높게 평가해주도록 하기 위한 노출이 아닐까? 우연인지는 몰라도, 해외 언론 취재를 꺼리는 북한이 CNN 기자에게 조국을 배신한 탈북자의 북한 가족 인터뷰를 허용한 것도 예사 일은 아닌 것 같다. ​
  
  9. 그녀가 탈북한 것이 밝혀진 이상, 그녀의 가족들은 정치범 수용소로 추방되는 것이 일반적 탈북자의 가족에 대한 북한의 대처인데, 추방은커녕 그녀가 탈북하여 한국에 정착한 이후에 남은 가족들에게 더 넓고 좋은 아파트를 제공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나? ​
  
  10. 그녀는 우리 언론을 통하여, 그녀 북한 가족들은 CNN을 통하여, 북한은 무상 의료체계이고, 원하면 여권도 아무나 쉽게 발급되고, 좋은 아파트를 제공해주고, 조국을 배신하여 한국에 입국한 변절자의 남은 가족들도 박해받기는 커녕 우대한다는 등 직간접적으로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언론을 통하여 외부 세계에 선전하고 있다. ​
  
  그녀는 세상 물정을 너무나 몰랐던 분단 체제의 희생양일까, 아니면 통일전선부의 밀명을 받고 탈북자에 섞여 들어와서 남한 땅에서 암약하다가 임무가 끝나서 복귀하려는 공작원일까? ​
  
  북한으로 가기를 원하는 사람을 대한민국 실정법만 고집해서 잡아둘 필요가 있을까? 그녀가 북한의 간첩이 맞다면, 북한으로 못 돌아갈 경우 계속 남한 땅에 남에서 북에서 지시하는 공작 활동을 가열차게 진행하고 한국 정부을 상대로 對 정부 투쟁을 무한 반복하도록 대남 연락소가 지시할지도 모른다. ​
  
  그렇다고 이런 사람을 그냥 보내주면 아니 된다. 대한민국이 그간 그녀에게 치른 댓가를 받아내야 한다. 그녀를 북한으로 보내주는 대신에 그간 40년이 넘게 북한에 억류중인 KAL기 승무원과 맞교환을 하자고 북한에 우리 정부가 제의하면 된다.
  
  그녀의 정체는, 북한의 허를 찌르는 우리 정부의 역 제의를 북한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북한으로 돌아간 그녀가 어떻게 처신하는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 당국자의 대범한 정치적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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