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有益(유익)한가? 8월11일 방영된 ‘MBN 뉴스와이드’의 ‘특집 박근령 망언 논란’은, 종편채널과 소위 시사평론가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날 토론은 MBN 기자의 진행으로 박근령 씨가 최근 일본의 인터넷 매체 <니코니코(nico nico)>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출연자는 시사평론가 황태순, 민영삼, 송승호 씨, 가톨릭대 차재원 교수, 박근령 씨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였다.

신동욱 씨를 제외한 패널들은 박근령 씨 발언에 비판하는 입장이었고, 신 씨가 이를 되받아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즉, 4 대 1로 싸우는 형국이었다.

시사평론가들은 박 씨의 ‘천황폐하’ 발언이 ‘妄言(망언)’이라고 비판했고, 신 씨는 특정 개인의 ‘소신발언’이라고 옹호했다. 특히 신 씨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이 천황폐하라는 호칭을 쓴 적이 있으므로, 박근령 씨의 발언 역시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시사평론가들은 대통령들의 발언은 외교 상 儀典(의전)적인 발언에 해당하므로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일본 천황에 대한) 외교적 발언은 괜찮고, 국민 개인의 발언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은 일종의 ‘이중잣대’라고 반박했다.

신동욱 씨는 위안부 문제와 神社(신사)참배 문제에 대해서도 과거 김대중 정부가 박 씨의 발언과 비슷한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동문서답과 횡설수설이 많아졌고, 급기야 쌍방간의 인신공격·막말이 이어졌다.

황태순 씨는 흥분하며 “이렇게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면 안 된다”, “당신 여기 왜 앉아 있어. 나가야지”라며 방송에서 해선 안 될 말을 했다. 진행자도 신 씨에 대한 인신공격성 자료들을 화면과 자막으로 내보내 줄 것을 제작진에 요구하는 등 진행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출연자들이 탈선하거나 토론 분위기가 지나치게 과열되면 자제시켜야 함에도, 진행자 자신이 흥분한 듯한 어조로 특정 개인을 공격하는 데 주력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박근령 씨의 개인적 발언이 특집의 대상이 되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 프로그램이 공익성이 있는지 시청자들에게 有益(유익)한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 게다가 출연자들의 품위와 수준 역시 떨어져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필자는 어제 방송이 일종의 방송사고라고 본다. MBN은 이에 대한 적절한 후속조치를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