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昌辰(초당대 교양학부 교수. 문학박사)

얼마 전에 새민련에서 뜬금없이 故事成語(고사성어) 쑈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그 과정을 살펴보자.

지난 5월 13일 鄭淸來(정청래) 위원이 최고위원회에서 ‘恐喝(공갈)’ 막말을 하자 朱昇鎔(주승용) 최고위원이 분노하여 사퇴했다. 이에 文在寅(문재인) 대표는 자신이 정 최고의원을 ‘泣斬馬謖(읍참마속)’하겠으니 주 최고위원이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튿날 주 최고위원은 ‘集思廣益(집사광익)’으로 반박했다. “諸葛亮(제갈량)은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 한다’는 뜻의 ‘集思廣益(집사광익)’도 강조했다”고 함으로써 문 대표와 친노의 폐쇄적인 당 운영을 비판한 것이다.

그 뒤 5월 27일 취임한 金相坤(김상곤) 혁신위원장은 ‘牛山之木(우산지목)’을 인용하며 당내 계파정치의 弊害(폐해)를 비판했다. ‘牛山之木(우산지목)’은 牛山(우산)이 원래 아름다웠지만 관리를 잘 못해 민둥산이 됐다는 말로서 야당의 현재 상태를 비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문 대표에게 ‘白衣從軍(백의종군)’을 요구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27일 ‘肉斬骨斷(육참골단)’으로 응답했다. ‘肉斬骨斷(육참골단)’은 “자신의 살을 베어내 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으로서 그런 각오로 임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 말은 느낌이 섬뜩할뿐더러 그 출처도 불분명하다. 韓國과 中國의 고전에서는 근거를 찾을 수 없는 표현이다. 다만 日本의 劍道(검도)에서 상대의 머리와 목을 공격하려면 먼저 자신의 손목이나 허리를 먼저 내줘야 한다는 뜻으로 쓴다고 한다.

여기에 서울대 曺國(조국) 교수까지 끼어들어 ‘李代桃僵(이대도강)’도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 넘어지다'는 뜻으로서 당대표가 다른 사람의 책임이라도 지라는 의도로 말한 것이다.

이러한 一連(일련)의 새민련 국회의원들의 화려한 불꽃놀이 같은 故事成語(고사성어) 쑈를 보면서, 두 가지를 느낀다.

그 첫째는 孔子가 말씀한 “巧言令色 鮮矣仁(교언영색 선의인)”이다. 곧 “교묘한 말을 쓰는 자들은 仁(인)에 어긋난다는 사실이다. 언제 누가 좋은 말을 못해서 정치를 못했는가? 그동안 새민련 국회의원들이 말을 못해서 새민련이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가? 그런데 왜 아직도 이 자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그저 말의 盛饌(성찬)으로 이 危機(위기)를 때우고 넘어가려고만 하는가? 奸巧(간교)하고 安易(안이)한 새민련 의원들의 정신자세를 보니, 이 당은 영원히 救濟不能(구제불능)일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둘째는 새민련 국회의원들이 평소에 언제부터 이렇게 漢字와 漢文에 애정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하는 疑訝心(의아심)이 든다.

盧武鉉(노무현) 정부는 2005년에 「국어기본법」을 만들었다. 곧 지금의 새민련이 집권여당일 때 만든 이 법에서는 한글만 우리 글자로 인정하고 漢字는 외국 글자로 취급하고 있다. 그래서 교육부는 현재 한글전용 교육을 하고 있다. 漢文은 선택 교과로 허용할 뿐이다. 이는 사실상 한글전용 교육으로서 오늘날 학생들은 漢字를 거의 모른다. 매년 서울대 신입생 漢字 실력이 형편없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韓國人의 漢字 능력은 바닥이다.

이렇게 오늘날 漢字를 추방하여 韓國社會를 한글전용으로 도배해버린 장본인이 바로 새민련이다. 그래 놓고 왜 그들은 근래 뜬금없이 지식인들도 잘 이해하기 힘든 故事成語를 찾아내어 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게 자기들이 漢文으로 有識을 誇示(과시)하고 싶으면, 먼저 국민이 漢文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놓고 해야 하지 않는가? 왜 자기들이「국어기본법」으로 한글전용을 국가시책으로 정해놓고는 엉뚱하게 자기들은 어려운 漢文으로 有識을 誇示하려 드는가 말이다. 이런 새민련 국회의원들이야말로 ‘僞善者(위선자)’ 중의 ‘僞善者(위선자)’들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을 바로 ‘矛盾’이라 하고 ‘二律背反’이라 한다.

故事成語(고사성어)를 떠드는 저 새민련 국회의원들은 漢字를 중국 글자라고 추방하는 데 앞장서는 자들이다. 올해 초에도 국회에서 새민련이 2018년부터 교육부가 실시하겠다는 초등학교 교과서 漢字倂記(한자병기)를 반대하는 公聽會(공청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시인 출신 都鍾煥(도종환) 의원 등이 한글전용을 力說한 바 있다. 또한 ‘牛山之木(우산지목)’과 ‘白衣從軍(백의종군)’을 쓴 金相坤(김상곤) 혁신위원장도 京畿道(경기도) 교육감일 때 한글전용 교육을 강력히 시행했던 자이다.

그리고 이 새민련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 명패를 漢字에서 한글로 바꾸는 데도 앞장선 자들이다. 그래서 현재 국회의원 299명 중 자기 명패를 漢字로 적어놓은 의원은 새누리당의 ‘金武星’ 대표 등 1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새민련 의원은 거의 100% 한글로 자기 명패를 적어놓고 있다.

또 새민련 국회의원 이 자들은 漢字를 외국 글자라고 하여 국회 문양의 한자 ‘國’자도 얼마 전 한글로 ‘국회’로 바꿔버렸다. 또한 ‘議長’의 漢字 명패도 한글로 ‘의장’이라고 바꾸어 버렸다. 이렇게 한글전용에 미쳐 날뛰는 자들이 왜 요즘은 갑자기 또 漢文으로 된 故事成語를 쓰는 데 미쳐 날뛰는지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다. 이렇게 평소에는 漢字를 憎惡(증오)하던 無識한 인간들이 왜 근래는 지식인들도 알기 어려운 故事成語를 써먹으려 狂奔(광분)하는지 정말로 이해가 안 된다.

새민련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한다. 너희들이 진정으로 故事成語를 쓰고 싶거든 먼저 「국어기본법」부터 바로잡아라. 그래서 한글전용을 먼저 없애고 국민에게 漢字와 漢文을 교육하고 나서 故事成語를 들먹여라. 그렇지 않고 한글전용을 그대로 두는 한, 너희들은 시건방지게 국민 앞에서 故事成語를 떠들지 말아라. 국민은 無識하게 만들어 놓고 너희들은 有識하다고 국민 앞에서 자랑하는 것이냐? 이는 국민을 愚弄(우롱)하는 處事(처사)가 아니냐? 너희들은 有識한 양반이 되어야 하고 국민들은 無識한 상놈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냐?

그리고 無識한 새민련 국회의원들아, 너희 漢字語 이름은 너희 부모가 漢字로 지어준 것이다. 따라서 원 글자인 漢字로 적어야 그 意味를 알 수 있다. 그러니 너희 이름을 漢字로 적는 것이 바로 孝道의 근본이다. 너희들은 부모가 漢字로 지어준 너희 이름도 한글로 적을 정도로 漢字를 멀리하는 無識한 種子들이 아니냐? 그런 無識한 種子들이 왜 갑자기 어려운 故事成語를 써서 없는 有識을 誇示하려고 드느냐? 이 僞善의 무리들아!

새민련의 無識한 국회의원들아, 故事成語를 쓰고 싶거든 먼저 너희들 명패부터 漢字로 적어라. 너희들 이름부터 부모가 지어준 대로 漢字로 적으란 말이다. 그리고 國會 文樣(문양)부터 ‘國’자로 원상복귀하고 국회의장 명패도 ‘議長’으로 원위치시켜라. 그렇지 않고 모든 것을 몽땅 한글로 적어놓고 漢字敎育도 반대하는 인간들이 엉뚱하게 漢字로 만든 故事成語를 떠드는 것은 그야말로 앞뒤가 맞지않는 사기꾼 짓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너희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사기꾼이란 말이다. 제발 인간이 되어라. “巧言令色 鮮矣仁(교언영색 선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