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즉시 다시 판도라의 상자 안으로 들어가기 바란다. 당신 같은 사람이 없어도 세상은 이미 충분히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강우일 주교의 망발

가톨릭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는 헌법재판소가 올해 2014년 12월에 내린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에 대해서,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은 나치독일 판사들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언급하면서, 헌법재판소를 나치독일 사법부에 비유하며 맹비난했으며,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했다.

이런 종교인들은 가장 편협한 시각을 가진 자들이다. 이들은 수천 년 동안 청동기 시대 사상을 기록한 종교경전을 맹목적으로 믿었다. 이제 과학문명의 발달로 고대의 미개한 사상으로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없게 되자, 이들 종교인들 중에서 ‘과학문명발달로 촉발된 진화한 神學’을 받아들일 수 없는 가장 미개한 자들이 노선을 변경하여 정치로 뛰어들었다. 종교와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신념도 막무가내적인 믿음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일성을 신격화해서 섬기는 주체사상이 그러하다. 그래서 곧 종말의 날이 온다고 외치던 사이비종교가 예언한 종말의 날이 안 와도 안 망하는 것처럼, 공산주의국가들이 모조리 멸망했어도, 멸망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어도, 공산주의에 대한 믿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구 최후의 날인 아마겟돈의 전쟁이 일어나는 해에 대해서 여러 차례 예언이 빗나간 ‘여호와의 증인’은 아직도 살아있으며, 약 30년 전에 한 차례 종말의 날에 대한 예언이 틀린 한국토종 말세종교인 다미선교회도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 문제는 왜 이런 정신 나간 자들을 위해 죄 없는 불쌍한 수많은 대중이 실험도구가 되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공산주의가 살해한 수천만 프롤레타리아 노동자 동무들의 한은 누가 풀어주나?

이들이 주장하던 생명과 우주에 대한 ‘유일한’ 지식으로서의 성경의 권위는 사라졌다. 이미 가톨릭 교황은 진화론과 빅뱅을 상당 부분 인정하였다. 성경 안에, 종교 안에 머물러야 하는 것을 성경 밖으로, 종교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과학기술의 발달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제킨 격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 괴물들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다 자기들과 가장 비슷한 성향을 지닌 공산주의 속에 둥지를 틀었다. 그것도 악질 사이비 종교적 공산주의인, 그리고 독재주의이자 전체주의인 개인숭배 주체사상 속에!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탄압한 데는, 독일 가톨릭 성직자들과 유럽 가톨릭의 無言(무언)의 승인이 있었다. 약 500년 전에 종교개혁에 불을 붙인 루터는 유대인을 경멸했다. 오래 전부터 기독교인들은 신교도 구교도를 가리지 않고 유대인은 고문하고 죽여도 좋다고 증오심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고문하고 죽였다. 이들은 유대인들에게 신을, 즉 예수를 죽인 자들이라는 原罪(원죄)를 씌웠다. 루터는 이런 사람들 중 한 사람에 불과하다. 히틀러는 루터의 反유대주의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칭송을 했고, 루터를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삼대 위인 중 일인으로 꼽았다. 나머지 두 사람은 프리드리히 대제와 바그너이다.

AD 70년경에 솔로몬 신전을 파괴하고 백만 명이 넘는 유대인을 학살한 로마제국의 국교인 기독교를 이어받은 유럽은 2천년 동안 유대인을 증오해온 것이다. 가톨릭교회가 유대인들에게 써 붙인 신살해(神殺害 deicide)라는 주홍글씨를 공식적으로 띤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유대인들은 이슬람 치하의 스페인 같은 곳에서 오히려 번영을 누렸다.

이처럼 유대인 탄압과 학살의 原罪와 그것이 가능하게 한 사회적인 분위기는 히틀러 이전에 기독교가 특히 가톨릭이 만든 것이다. 중세 스페인에서의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종교재판(Inquisition)은 거짓으로 기독교로 개종한 것으로 의심받는 유대인들을 겨냥하였다. 이런 유구한 전통이 600만 유대인 학살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가톨릭 사제인 강 주교는 헌법재판소와 박 근혜 대통령을 비난하기에 앞서, 먼저 이 일에, 즉 가톨릭에 의한 역사적인 유대인 탄압에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다. 아마 강 주교는 이런 역사적인 인식이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헛되이 나이만 먹는 사람들이 보기보다 흔하기 때문이다.

본래 종교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관심 없어 하는 비세속적인 일에 관심과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이들이 세속정치에 뛰어들면 종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광신도가 되기 쉽다. 현실적인 감각이 없는 자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그리고 인간의 본성상 불가능한 환상의 세계를 꿈꾸다 망상에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종교의 자유를 사이비 종교적인 정치의 자유로 둔갑시키려는 강우일 주교는 더 이상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이 글을 읽는 즉시 다시 판도라의 상자 안으로 들어가기 바란다. 당신 같은 사람이 없어도 세상은 이미 충분히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해가 짧은 한겨울에도 볕이 잘 들지 않는 음지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수많은 선량한 종교인들이 당신 때문에 억울하게 비난받는 일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2014.12.31 금송(金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