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의 벗이요'세상 모든 이들의 친구'로 불리는 그의 이미지와 황제 이미지가 강한 '敎皇'이란 호칭은 맞지 않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5일 방한(訪韓)기간에 참으로 많은 화두(話頭)를 한국사회와 세계인을 향해 던졌다. 청와대 환영식에서 "한국은 현재 여러 갈등을 겪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에게는 "젊은이들이여, 결코 희망을 뺏기지 말라"고 격려했고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남북분단에 대해서는 "한 형제 한 언어 쓰는 게 희망"이며 "전쟁하지 않는다고 평화가 아니다"라는말과 함께 "한반도는 두 형제 서로 이기려 하지 말고 한가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의 유혹에 맞서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 사조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가수 보아에게는 "노래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라"는 말도 했고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그들을 "성모(聖母)에게 의탁한다"고도 했다.

교황은 정의와 인권,정치와 경제,민주주의와 자본주의,소외계층과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사랑과 용기를 심어 줬다. 교황의 이러한 언행에 대해 영국의 '텔리그라프'는 '교황의 겸손하고 검소한 행보는 한국을 많이 놀라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뉴욕 타임스'는 '상처난 한국을 어루만져 줬다"고 보도했다.

외국 언론은 교황의 활동을 '사랑과 치유'로 보도한 데 비해 국내 일부언론은 갈등과 분열을 조장시키고 교황이 마치 특정세력과 일부 사람들만을 위해 방한한 것처럼 부정적 측면을 크게 부각시켰다.

경향신문은 '민주주의에 대한 교황의 언급은 한국정부에 대한 경고'이며 '세월호 유가족들은 122일 만에 처음 존중받은 느낌, 큰 힘을 얻었다' '정부가 할 일 교황이 해줘, 우리 현실 부끄럽다'는 보도를 했다.

한겨레신문도 세월호 가족들의 말을 인용하여 '대통령은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교황님, 진실찾게 기도해 주십시오'라는 보도를 했다. 두 신문의 보도처럼 과연 우리 정부와 박대통령, 그리고 국민들은 세월호 사고와 그 유족들에게 교황의 기도만도 못한 푸대접과 냉대를 했는가? 묻지 않을수 없다.

그동안 국민과 정부가 보여 준 깊은 애도와 노력과 성원을 이렇게 무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가? 교황의 방문이 화해와 치유는커녕 분열과 갈등을 부추긴 것처럼 언론이 조장한 것은 아닌가? 교황의 당부와 요청과 주문을 제발 자기 편리한 대로 생각하고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갖다붙이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한국방문에 즈음하여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1.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인 '프란치스코'는 교황(敎皇)이란 호칭(號稱)에 동의했는가?

한국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이라고 번역해 부른 교황이란 호칭은 라틴어 '파파(PaPa)'이고 '파파'는 본래 그리스어로 아버지를 뜻하는 '파파로스'에서 유래한다(위키백과내용 인용). 가톨릭교가 동양으로 전파되면서 중국에서는 '교종(敎宗)'이라 부르고 한국에서는 '교황(敎皇)'으로 부르고 있다.

교황이란 호칭에는 황제(皇帝)의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른다. 황제란 세속권력 가운데서도 가장 권위적이고 강력한 통치권력자에게만 붙이는호칭이다. 교황이란 호칭은 '가난한 자의 벗이요, 세상 모든 이들의 친구'로 불리는 교황의 낮은 곳으로의 행보 이미지와는 걸맞지 않다.

교황은 과연 이러한 호칭에 동의하였는가? 그분의 평소 생활신념과는 동떨어진 호칭을 모르고 계속 부르게 하도록 방치한 것은 교황의 등하불명(燈下不明)이 아닐 수 없다. 일부에서는 우리도 교종(敎宗)으로 부르자는 논의가 일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다. 부산 교구의 한 주교는 자신을 '각하(閣下)라고 부르자'고 하니, 그 주교가 '다리 아래를 뜻하는 각하(脚下)라고 부르자'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낮은 곳으로 임하겠다는 주교의 결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2.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 와서 正義(정의)와 평화와 인권을 강조하면서도 북한괴뢰집단의 처참한 인권유린과 폭압정치에 대해 침묵한 것에 대해 궁금함을 가진다.

북한괴뢰는 천주교의 최고 首長(수장)이 방한한 날에도 방사포 5발을 발사, 도발광기(挑發狂氣)를 부렸다. 핵무기를 개발해서 5000만 한국 국민을 인질로 삼아 3대세습의 권력이나 공고히 하려는 천인공노할 위험집단에 대해 이 시대 최고의 사도(使徒)께서는 크게 왜 꾸짖고 야단치지 않았는지 궁금함이 더해지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하느님의 '종중의 종'은 한반도의 냉엄한 현실에 대해 어떤 축복과 기도를 올리는지 도 속시원하게 들을 수 있었으먼 좋겠다.

3.프란치스코 교종이 국산 '쏘울' 경차(輕車)를 타고 전용기 대신 일반 여객기를 타고 1000km 이상을 비행하는 등 검소하고 격식을 따지지 않고 낮은 곳으로 임하는 최고 성직자의 인자한 모습을 보면서 고급승용차와 값비싼 승복과 제의(祭衣)를 입고 거들먹거리는 한국의 타락한 사이비 성직자들은 과연 무엇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는가? 교종의 방한이 우리 사회가 회개하고 참회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