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조련사인 아나운서 출신인 박의원이 국어순화는커녕 언어폭력의 난폭함을 자주 보이는 것은 그의 경력에 걸맞지 않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새정련) 원내대표가 표류하는 새정련의 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위기의 새정련을 제대로 바로 세울 수 있을까?'하는 기대와 우려의 소리가 높다. 그것은 평소 박 위원장이 보여준 거친 언사(言辭)와 돌출행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비대위원장 수락 발언부터가 살벌하고 난폭하다. "독배를 마시고 죽겠다"는 그의 첫마디는 독설로 시작됐다. 한마디로 박 비대위원장은 즉흥적 행동파인 "무데뽀(無鐵砲) 스타일"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무데뽀란 "신중함이나 대책없이 함부로 덤비는 사람이나 그러한 태도를 속되게 이르는 경상도 사투리" 또는 "무조건 말이 부치거나 밀고 나가는 것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일의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 등이다. 무데뽀의 어원은 일본어의 無鐵砲 또는 無手法에서 유래한다 소총도 없이 전쟁터에 무모하게 뛰어들거나 법도 지키지 않고 함부로 놀아 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뒤 보여 준 언행은 무데뽀란 소리를 들을만하다. 법사위원장시절 "외국인투자촉진법" 처리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키며 발목을 잡은 월권적 행태와 "세월호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른 법안의 통과는 없다"는 일방적 태도. 이정현 후보의 예산폭탄발언에 대해 이정현 후보를 도깨비방망이로 몰아붙이며 "이정현이 당선 되면 안 되고 서갑원을 당선시켜주면 자신이 앞장서서 예산폭탄을 해주겠다"는 오만한 발언, 청와대 홍보수석임명을 두고 "파출소 지나면 경찰서 나온다"는 유치한 발언. 국정감사장에서 국세와 지방세를 구분하지 못하고 국세청장에게 이명박 대통령친인척의 부동산에 대한 지방세 부과 관련 질문을 했다가 당시 국세청장으로부터 국세 관련이 아니라고 답변을 거부 당한 사실,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사실을 공격하기 위해 근거로 내놓은 자료가 2007년 노무현 정권 때의 자료임이 기자들에 의해 지적돼 망신당한 사실,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대한 폭언, 새누리당 김 모 의원에 대한 인격비하발언의 중얼거림 등등은 박 의원이 보여 준 부정적 면면들이다.

박영선 의원은 아나운서로 방송계에 입문하여 기자, 뉴스프로그램 진행자 등 방송인으로 성장하여 정치인이 됐다. 그렇다면 박 의원은 언제나 진위여부를 확인한 연후에 신중하게 발언하는 것이 기자 출신 정치인다운 처신이다. 언어의 조련사인 아나운서 출신의 박 의원이 국어순화는커녕 언어폭력의 난폭함을 자주 보이는 것은 그의 경력에 걸맞지 않다.

박 의원이 지도자급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덤벙대며 공명심에 들뜨지 말고 막말투사도 되지 말고 차분하게 내공을 쌓기 바란다. 하루살이 부나비처럼 설쳐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무데뽀 스타일은 여성답지도 않고 세련된 정치인의 모습도 아니다. 하루 빨리 "무데뽀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박 의원의 앞날엔 먹장구름만이 뒤덮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