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발생한 '바다 난도질'의 主犯(주범)은 정치권과 그 추종자들, 언론이었다. 그리고 서울 청계광장 등에서 촛불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사고 현장의 海況(해황, 注: 조류, 수심, 수압, 선박 내부 구조, 사고해역의 특수성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잘못된 정보와 주장으로 해양수호의 첨병, 해양경찰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무력화시켰다.

그 결과 해경은 구조활동에 최선을 다하고도 끝내 해체되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그들은 세월호 선장과 해운船社(선사)가 저지른 잘못을 외면하고 海警(해경)의 구조 활동 미흡에만 초점을 맞혀놓고 칼질해댔다. 과연 해경은 야당 정치인과 그 추종자들, 그리고 언론이 지적한대로 구조활동을 소홀히 했는가? 그렇지 않다.

바다는 길이요 생명임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는 海警은 항변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헬기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수십 명을 살려낸 權在俊(권재준) 경장은 현장에 도착 목숨 걸고 구조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세월호 조타실로 진입했던 朴相旭(박상욱) 경장은 “제발 사실대로 써주세요”라고 절규했다.

海警 항공 구조사 柳規錫(유규석) 경장은 “보이는 사람은 다 살렸다” “船室(선실)이건 복도건 눈빛이 마주치면 그 눈길을 그냥 두고 돌아 나올 수가 없는 겁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구해주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은 이 사실들을 외면했으나 <조갑제닷컴>만이 끈질기게 추적·발굴했다. 이들이야말로 義士者(의사자)들과 함께 숨은 영웅들이었다.

정치권과 언론은 海難(해난)사고 현장에서 달아난 선장과 海警을 왜 동일선상에 놓고 평가하는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세월호 사고의 主犯은 船長(선장)과 해운船社이다. 선장이 저질러 놓은 잘못을 해경에게 덮어 씌우는 것은 가혹한 형벌이다. 희생자 16명의 시신을 아직도 수습하지 못하는 喪中(상중)인데도 주말이면 청계광장에 모여들어 시위를 하는 者들의 自重(자중)을 촉구한다. 초상집에서 소란을 피우고 싸움질하는 형상이다.

이들이 ‘추모’와 ‘추도’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아는지도 매우 궁금하다. 지난 5월23일字 <조선일보>에는 정구복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追慕(추모)·追悼(추도) 용어 잘못 쓰면 안 된다’라는 題下(제하)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追悼(추도)와 追慕(추모)라는 말은 장례 절차가 끝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사용하는 말이다. 이런 용례는 추억(追憶)이란 말이 있다. 한두 달 전 일이 지금도 진행 중인 일을 추억이라고 하지 않는다. ‘追’자는 옛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이다. 장례 중이나 상중에는 ‘哀悼(애도)’ 또는 ‘弔問(조문)’, ‘弔慰(조위)’라는 말을 써야 한다… ‘추모’라는 용어는 국가를 위해서 헌신했거나 공을 세웠다거나 인품과 덕성이 존경스러울 때에만 쓰는 말이다. 희생자 중에는 존경스러운 죽음을 택한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을 통틀어 존경하고 사모한다는 것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의 의도가 아니라면 수긍하기 어렵다. 여행을 가다가 不意의 사고를 당해 희생된 사람에게 무엇을 사모한다고 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슬픔을 표하는 것과 존경을 한다는 것은 차원이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출처: <조선일보> 5월23일字 記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