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국회의원들은 마치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처럼 난리법석을 떨다가 이내 조용해졌다. 매년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해난사고의 위험성을 제대로 지적한 국회의원은 없었다.

국회의원들은 안보와 안전을 위한 예산편성은 소홀히 하고, 지역구의 공약사업 추진을 위해 쪽지예산 확보에 열을 올렸다. 신성한 民意의 전당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란 사람 손에서 최루가스가 터지고, 망치로 본회의장 출입문이 파손됨으로써 국회의사당도 위험한 곳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 참사에 있어 국회는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는가? 국회는 안전한가? 민방공 훈련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있는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원인규명과 수습을 뒤로 하고 책임추궁에 열을 올리고 정부를 공격하고 있는 정치권의 태도가 과연 순수한 衷情(충정)에서 나온 것인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惡用(악용)하는 것은 아닌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 회의 회의장에는 국회의원들의 고함 소리와 울먹임으로 가득찼다. 이날 큰소리 쳤던 국회의원들의 言行에 나타난 부적절함을 지적한다.

1. 서청원 의원

徐 의원은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을 몰아 부쳤다. 徐 의원은 강 장관에게 ‘잘못했다고 얘기하라. 뭐 그렇게 변명이 많나’며 반말조의 호통을 쳤다. “장관은 사태 수습을 할 능력이 없다. 당장 사표를 내라”고 외쳤다고 한다(<한겨레신문> 보도 인용). 국회 청문회에서 강 장관의 자질을 검증해 놓고 이제와 능력 운운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徐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정치인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가 사면·복권돼 얼마 전 국회로 복귀한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장관에게 막말을 퍼부은 것은 흥분과 감정을 앞세운 태도로 보였다.

2. 이재오 의원

李 의원은 “공직자의 정신적 타락도 부패”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정부의 부패와 눈치보기에 있다”고 몰아 부쳤다. 박근혜 정부가 1년 2개월을 두고 ‘부패한 정부’라고 단언하기엔 아직 이르다. 관료들의 무사 안일과 복지부동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60여 년 간 누적된 病弊(병폐)이다. 李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까지 지낸 실세임에도 박근혜 정부를 ‘부패정부’로 매도했다. 李 의원이 지적한 타락하고 부패한 공직자는 그가 몸 담고 있던 前 정권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3. 김현 의원

金 의원은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강병규 장관에게 물었다. 엄연한 책임 轉嫁(전가)이다. 어느 국가가 自國 국민을 죽인단 말인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말고는 없다. 국회는 국가기관이 아닌가? 국가가 아이들을 죽였다면 국회도 이번 세월호 참사의 책임선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나친 정치선동이다.

4. 진선미 의원

진 의원은 “119상황실과 해양경찰청이 의전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지적했다. 구조작업으로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순간에 高位 인사의 의전문제는 무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진 의원이 울먹이며 의전문제를 따지기 전에 사고 당일 늦은 시간까지 팽목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봤어야 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을 둘러보기 위해 海警(해경) 함정 지원을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야당 소속의 이 모 의원과 보좌관들이 팽목항에 도착하자 海警 함정이 나타나 李 의원 일행을 태워감으로써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고 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의전은 중요한 것인가? 게다가 해당 의원은 야당 소속이었다. 자식 잃은 부모의 절박한 심정은 뒷전이었다는 이야기이다. 심야에 海警 함정을 타고 현장점검에 나선 국회의원이 점검을 해봐야 무엇을 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