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면서 중국 어부들이 흉기를 휘두르며 강하게 저항해도 우리 해경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제압할 때 국민들은 격려를 보냈다. 언론도 취약한 해경장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장비 현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의 구조작업에 나선 해경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질책함으로써 해경의 사기(士氣)를 짓밟고 있다.   

해경은 뭇매를 맞고 있다. 심지어 검찰은, 구조작업 중인 해경을 수사대상으로 삼고도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조갑제(趙甲濟) 기자는 “검찰의 해경 구조활동 수사는 채동욱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재판(再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조작업에 나선 해경에게 구조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는커녕 수사대상으로 삼는 것은 잘못된 여론조성에 편승한 성급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해경은 할 말이 없겠는가? 이번 기회에 해경에 대한 이해와 함께 바다를 모르는 자가 바다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을 자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 해경은 그동안 3류 외청으로 푸대접을 받아왔다. 영해수호와 해상안전이라는 막중한 책무에 비해 역대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언론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는 너무 소홀했다. 역대 해양경찰청장에는 일반 경찰출신이 임명됐다. 바다를 잘 알지 못하는 자로 하여금 해상치안을 책임지게 했고 세월호 사고와 같은 엄청난 해난사고의 구조업무까지 맡게 했다. 해양경찰이 해상치안과 구난(救難)업무까지 원활히 수행하기란 역부족이다. 육상의 경우 일반치안은 경찰이 맡고 각종 재난구조는 소방방재청이 담당하는 이원화 체계로 돼있다. 사고수습에 있어서도 육상과 해상은 난이도가 크게 다르다. 해양경찰이 해상치안과 해난사고의 구난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게 하도록 하자면 경비업무와 구난업무를 분리시키거나 경비정이 아닌 구난작업을 위한  특수장비를 갖춘 구난선의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2. 바다를 모르는 자는 험난한 해상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세월호 사고의 구조작업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과 선동 등은 우리사회를 대혼란으로 몰아갔다. 그 사례로 차수벽이 충분하지 않은 로로선의 경우 ‘에어포켓’의 가능성이 적은데도 마치 에어포켓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주장한 자들이 유가족들을 들뜨게 했다. 선수(船首) 부분이 떠 있는 것을 보고 에어포켓이 형성된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나 그 부분은 화물과적을 위해 사실상 평형수를 제대로 채우지 않은 공간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에어포켓은 잠수함이나 군함, 수중 탐사선과 같은 특수설계 선박의 경우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여객선이나 로로선과 같이 선미가 오픈된 경우 차수공간이 존재하기란 어렵다.

구조작업에 다이빙벨 투입여부를 두고도 사업가의 얄팍한 사업적 관심과 얼치기 기자의 선동이 구조작업을 지연시키고 중앙대책본부를 불신케 했다. 다이빙벨은 조류가 거세고 수심이 깊은 사고현장에서는 쓸모없는 장비인데도 구조작업에 뛰어 난 장비인양 과대평가하고 유족들에게 크게 기대하게 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3. 언론은 과학적인 탐사보도보다는 점성술사와 같은 추측으로 해경의 구조작업을 방해했다. 인간이 수중에서 숨을 쉬지 않고 견뎌 낼 수 있는 한계시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제대로 보도한 언론은 없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수중에서 숨을 쉬지 않고 참을 수 있는 시간은 훈련을 받았을 때 육상민물의 경우 5~10분정도이다. 네이버(NAVER) 지식IN에서는 ‘해녀가 2~3분이고 일반은 40초에서 60초정도’라고 적고 있다. 네이트(NATE) 지식에서는 평균적으로 8분 이내에 사망한다고 기록했다. 연합뉴스(2012.11.6.)는 영화 ‘남영동1985’에 출연한 배우들의 경험담을 전하면서 물고문으로 배겨낼 수 있는 한계가 30초에서 40초정도였다고 보도했다. 수중에서 생존가능시간이 이러한데도 실종자들이 선체 안에서 차수벽(遮水壁)만 있다면 장시간 생존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갖게 했다.

언론은 허위사실을 유포시키지 말고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 해경을 무력화시키면 바다의 안전은 누가 지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