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좋습니다”라는 식의 말투가 노무현의 ‘평소 스타일’이라는 궤변 지난 9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한 김근식 교수(경남대 정외과)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의 제안에 노무현 前 대통령이 ‘좋습니다’라고 동의한 것에 대해 ‘그 분의 평소 스타일이 그렇고 말버릇이 원래 그런 분이니까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최근 공개된 ‘노무현-김정일 대화록’에 따르면, 김정일은 노무현에게 “협력지대로 평화협력지대로 하니까 서부지대인데 서부지대는 바다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그건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 바다문제까지 포함해서 그카면 이제 실무적인 협상에 들어가서는 쌍방이 다 법을 포기한다, 과거에 정해져 있는 것, 그것은 그때 가서 할 문제이고 그러나 이 구상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발표해도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노무현은 “예, 좋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金 교수는 ‘평소 스타일’ 운운하며, 盧 前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 말투가 평소 그의 스타일이었다 해도, 적어도 공식회담에서는 해선 안 될 말이었다. 회담에 임하는 사람은, 상대의 심리를 냉철하게 읽을 줄 알아야 하고, 國益(국익)과 부합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선 과감히 ‘노(NO)’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대화록에서 노무현은, 김정일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임기를 5개월 남짓 남긴 대통령이, 국가의 莫重大事(막중대사)가 걸린 회담을 강행한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게다가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은 국가와 국민의 安危(안위)에 막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安保사안들이었다. 盧 前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었음에도 敵將[김정일]의 제안에 순순히 ‘좋습니다’라고 답한 것이다.

아무 문제의식 없이 이 중대한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려 한 김근식 교수에게 유감의 뜻을 전한다. 교수는 객관적인 상황판단과 냉철한 비판의식을 지녀야 한다. 後學(후학)을 양성하는 교수가, 이런 편향된 사고를 보인다면 학생들은 과연 무엇을 배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