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윤창중의 성추행 의혹사건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드디어 윤창중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기의 입장을 밝혔다. 핵심은 세 가지다.

1. 자신은 가이드 여성에게 性的(성적)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2.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 다만 허리부분을 툭 치면서 격려했을 뿐이다.
3. 귀국지시는 이남기 홍보수석으로부터 받았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귀국해야 하는가?’하고 이의를 제기 했으나 상사의 지시이니까 따랐을 뿐이다.

미국수사당국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어 사실에 대한 실상이 어떤 것인지는 확정할 수 없지만 미국수사당국은 낮은 단계의 경범죄급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美국무부는 윤창중 의혹은 미국 정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어디까지나 의혹수준이지 확정된 것은 없다. 윤창중의 주장과 언론보도의 내용과는 차이가 많다. 윤창중의 기자회견에 대해 상대 가이드 여성의 반응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속단하기는 어렵다.

윤창중 사건을 접하면서 떠 오른 것이 1995년 세계의 화제가 된 이른바 ‘모니카 게이트’이다. 백악관의 인턴여성 ‘모니카 르윈스키’와 대통령 ‘빌 클린턴’과의 성추행 사건이 핵심이다. 윤창중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의 행위는 경범죄급인 데 비해 빌 클린턴 성추행은 헤비급이요, 성적추행 농도 또한 비유할 수 없을 정도로 짙고 난잡하다.

당사자의 신분 또한 윤창중은 일개 대변인인 데 비해 빌 클린턴은 미국의 대통령이요, 나아가 세계의 대통령이었다. 윤창중의 행위가 정말로 국민의 公憤(공분)을 불러 올만큼 중대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가벼운 것이었는지는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윤창중에게 잘못이 없었다고 비호할 것도 아니다. 다만 천하의 잡놈 짓을 한 빌 클린턴에게 보여 준 미국 국민들의 태도와 윤창중 의혹에 대한 한국의 여론이 너무 대조적이라는 사실이다.

대통령 집무공간인 백악관의 은밀한 곳에서 노골적이고도 추잡한 짓을 한 빌 클린턴을 미국 국민들은 사퇴키지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도 남편의 성추행을 눈감아 줬다. 한국은 공개된 호텔공간에서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범죄 수준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두 사건을 바라보는 미국과 한국, 두 나라 여론의 시각과 반응이 너무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