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는 先親(선친)에게 침을 뱉는다고 해서 左派(좌파)세력에게 잠식당한 표가 돌아올 거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는게 옳다.

왜 역사의 大勢(대세)를 주도하지 못하고 밀려만 가나. 미래는 과거에 밀려 뒷전에 처 박혔고 현재는 과거와의 싸움에 지쳐 녹초가 된 상태, 미래가 어떻게 숨을 쉴 수 있겠는가. 대선이 코 앞인데 박근혜, 새누리당, 정말 왜들 이러나?

故 조지훈 교수는 “강물이 흘러가는 물결은 地勢(지세)에 따라 열리고, 타오르는 화염의 불길은 風勢(풍세)에 따라 번져간다”며 “이 길이든 저 길이든 우리가 찾는 길은 우리의 역사적 현실에 가장 적합한 길이어야 한다”고 했다. 바로 朴 후보가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물결이 흘러가며 부딪칠 地勢를 올바로 살피지 못하고, 民心의 불길을 조정하는 풍세를 제대로 가늠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우리의 역사적 현실에 가장 적합한 길을 찾을 수 있는가.

역사적 현실은 역사적 전환점이란 말이 있다. 박정희는 5ㆍ16 당시의 역사적 현실을 역사적 전환점으로 삼아 성공한 역사를 만들어낸 성공한 대통령이다.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현재의 역사 위에서, 다시 말해 성공한 현재의 대한민국 역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특정 정치집단이 역사를 裁斷(재단)하겠다고 나선다면 편향적으로 흐를 위험이 있고 자기 입맛에 맞게 평가해 버릴 위험이 있다. 그러면 우리 역사는 엉망이 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박근혜의 말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역사적 환경에 따라 목적을 위한 수단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는 것도 역사적 사실이다. 박정희의 “군사혁명은 공산주의를 이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민주당 張勉(장면) 정권 당시 헌정 질서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증거를 내놓았어야 했다.

당시의 시대배경, 예컨대 김일성의 赤化(적화)야욕, 남한 공산세력의 국가파괴 공작, 무리한 南北대화를 촉구하는 不法시위 등 사실에 입각해 설명을 하는게 순서에 맞았을 것이다. 실제로 5ㆍ16혁명 직전의 시대 상황은 前述(전술)한 부분과 거의 일치한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왜 군사혁명을 일으켰어야 했냐’고 물으면 이렇게 반문해야 한다. ‘서까래 뿐 아니라 기둥뿌리까지 썩어 무너져가는 집 더미에 사람들이 깔려 죽게 되었는데도 보고만 있어야 했냐’고. 무너져가는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어 식구들이 등 따시고 배불리 먹으며 편안히 살도록 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닐까.

지금 박정희의 무덤에 침을 뱉는 자들은 역설적으로 박정희 덕분에 등 따뜻하고 배불리 먹으면서 反국가행위에 힘을 쓸 수 있는 것 아닌가. 북한式으로 살면 아마 지금처럼 정력적으로 反국가행위를 하진 못했을 것이다.

保守는 물론 左派세력도, 심지어 북한의 저 악랄한 金氏 왕조까지도 5ㆍ16 군사혁명의 수혜자들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10大 경제대국이 못 되었다면 어떻게 4억 5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뇌물이 김정일에게 갈 수 있었겠는가.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진정 재집권 의지가 있다면 10년 좌파정권의 반역적 행각을 사실 그대로 알려야 할 것이다.

저들이 총력을 기울이는 인민혁명당(인혁당)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인혁당이 남한에서 자생적으로 생긴 공산혁명을 위한 조직이었다는 증언이 있다. 이는 분명한 실체가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法 집행 과정에서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인혁당 실체 자체를 부정하며 책임 추궁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인혁당은 통일혁명당(통혁당),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사건과 함께 실체가 분명한 국가 顚覆(전복)을 꾀하던 地下 공산혁명 조직체였다는 사실마저 否定(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체가 분명한 인혁당에 대한 증거자료와 그들의 활동 상황 등을 밝히고 法 집행에 있어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고 말하는 것, 박근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엄격히 말해 인혁당 사건은 박근혜가 책임질 문제라고 보기도 어렵다.

박근혜에게는 時流(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원칙, 두려움 없는 지도력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바로 보수진영과의 화해다.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을 것이 아니라 보수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遺業(유업)을 이루겠다는 ‘서약의 꽃송이’를 선친의 무덤에 바쳐야 한다.

민족의 敍事詩(서사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언젠가는 반드시 망한다고 했다. 박정희가 主唱(주창)한 ‘잘 살아 보세’란 함성 속에 5000년 가난이 풍요로 바뀌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 국가산업과 민주화는 세계수준으로 성공했고,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철저한 이념공세로 북한을 이겨냈다.

이 점을 대한민국 국민들과 박근혜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