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은 김진숙의 하수인인가, 대변인인가? 19일자 경향신문은 “13대1, 조남호 1명을 못 당했다”고 한진중공업 국회 청문회 결과를 평가ㆍ보도했다. TV중계를 지켜 본 국민들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청문회가 아니라 정치쇼요, 호통만이 난무하는 굿판같았다. 청문회란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문제를 풀기위해 개최되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국회 청문회는 그렇지 않았다.

증인에게 윽박지르고 호통치고 야유하면서 人格(인격)을 짓밟았다. 국회의원들은 질문만 하고 답변은 듣지도 않았다. 그 중 압권은 정동영이었다. 정동영은 조남호 증인을 몰아 부쳤다. 마치 罪人(죄인) 다루듯 했다. 자기가 수사관이나 되듯이 말이다.

“나를 똑바로 보고 얘기하라. 읽지말고 보고 답변하라”며 증인을 압박했다. 정동영은 앵커출신이니 선동과 말재주에 뛰어나겠지만 조남호야 어찌 사업가인데 정동영만큼 말을 잘 할 것인가. 상대방의 약점을 찌르는 야비함은 그야말로 氣高萬丈(기고만장)이었다.

게다가 참고인으로 채택된 김진숙을 청문회장에 데려오지도 않고 휴대폰으로 연결, 씨부리게 했다. 김진숙은 청문회 참고인으로 선정 불법 고공농성을 풀 수 있는 명분이 제공됐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계속 남의 회사에 들어가 불법적인 농성을 하고 있다. 정동영은 김진숙의 하수인인가? 대변인인가? 그녀 앞에만 서면 정동영은 왜 작아지는가. 한때는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가 아니었던가. 게다가 지금은 야당 重鎭(중진) 국회의원이다. 그런 그가 김진숙의 대변인 役(역)이나 하고 행동대장 노릇을 하고 있으니 실망이 크다. 한진중공업을 그렇게 사랑하고 아낀다면 차라리 한진중공업을 내놓으라고 협박, 한진중공업 경영진이 돼 보는 것은 어떤가? 김진숙이 사장, 정동영이 비서실장이 돼 同業(동업)하는 것이다.

민주당과 민노당은 ‘희망’ 云云(운운)하며 국민을 속여선 안 된다. 호통치고 목소리 높혀 떠드는 국회의원들을 보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한진중공업 문제는 기업의 문제이다. 정치권이 개입할수록 문제는 어려워진다. 정동영 씨는 참다운 정치지도자의 길로 가라. 어영부영대지 말라. 김진숙의 눈치만보고 따라다니는 정동영으로는 싹수가 노랗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