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가 박근혜 식으로 했다면 대한민국의 조국 근대화도 없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는 충분히 숙고해서 하는 것이 좋으니까 당에서도 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세종시 문제는 어떤 면에서 이명박 정부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과 박근혜의 야합의 결과며 그 완공시기 역시 이명박이 대통령을 그만 둔 이후에 일이다. 세종시 문제는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이명박이 자유로운 입장이란 얘기다..

박근혜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세종시는 정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그 약속을 번복하는 일은 정당의 신뢰도도 추락시키고 정치적으로도 득이 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정부여당의 입장에서는 손해가 된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 개정안에 집착하고 있다. 정치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런 입장을 취하는 이명박의 고민은 무엇일까? 왜 책임도 없는 일에 관여를 하여 긁어 부스럼을 만들려 할까?

그 이유는 이명박의 발언에서 엿볼 수가 있다. “양심상 세종시 기존 안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의 안대로 세종시를 추진할 경우 유령도시가 될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부처 옮겨봐야 서울에 있는 집 팔고 세종시로 이사 갈 공무원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이들을 세종시의 학교로 전학시킬 공무원이 있기는 할까? 결국 이전된 부처의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출퇴근을 하던지, 아니면 주말 부부가 되는 길을 택할 것이다..

그 얘기는 무슨 소리인가.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의 대부분은 서울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져 소비가 된다는 얘기다. 세종시에서 소비되는 돈은 공무원들의 용돈, 하숙비 수준이다.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월급을 100% 세종시에서 써도 세종시의 지역경제가 살아나기 힘들 텐데, 그마저 안 된다면 세종시가 엄청난 국고를 말아먹은 유령도시가 되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뿐만 아니다. 정부부처가 산개하면 국정효율도 떨어진다.

그렇게 떨어진 국정효율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는 없다. 지역균형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국정효율을 떨어뜨리고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지역개발 효과도 없이 엄청난 국고를 탕진하는 삽질을 이명박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양심상 묵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효과도 없이 부작용만 큰 부처이전보다는 세종시를 첨단 산업도시로 만들어 자족 기능을 갖추고 지역균형개발에도 일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게 이명박의 양심이며 고민이다. 박근혜 말처럼 세종시 개정안이 한나라당이나 정부에 정치적 손실이 될 수밖에 없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정당이나 정부의 이익보다는 국가와 국민의 이익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고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다 대고 박근혜 일당들은 당리당략을 들고 나온다. 국민과의 약속을 깨면 국민이 어찌 한나라당을 신뢰할 수 있겠냐고 주장을 한다. 한나라당을 위해서 그 손실을 감수해야만 할까?

내가 박근혜나 친박진영을 경멸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참여정부 시절 한나라당이 열린당의 세종시 안에 타결을 해 준 것은 야합이 맞다. 세종시안이 정말 좋아서 찬성을 했나? 웃기지 말자. 반대로 충청권으로부터 밉보이게 되면 총선이고 대선이고 불리하다는 판단 하에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열린당과 야합을 한 것이다. 그 짓거리를 했으면 쪽 팔린 줄 알아야지. 이제 와서 그 야합을 약속이란 이름으로 미화하면 어쩐단 소린가.

또 한가지. 세종시 원안고수를 찬성한다면 그것이 국민과 국가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원안에 의하면 어떤 식으로 세종시가 자족도시로 면모를 갖추며 지역균형개발에 도움이 되는지를 논거를 들어 설명해야 한다는 소리다. 그러나 박근혜 일당의 주장에는 그런 것조차 없다. 그저 옛날에 한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는 것이고, 이명박도 대선 때 세종시 찬성 입장을 표했으니 따라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주장의 전부다..

그걸 가지고 원칙이란다. 정말 옆집 개도 웃을 원칙이다. 정치의 진정한 원칙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 끼치는 정치적 원칙이 세상에 어디 존재한다는 말인가. 하여간 원칙이라는 그 좋은 말이 박근혜 만나서 참으로 고생한다. 박정희가 박근혜 식으로 했다면 대한민국의 조국 근대화도 없었다. 도대체 박근혜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음이 있는지 모르겠다.

한나라당에서 합의한 사항이라는 말도 헛소리다. 당시 한나라당 당원 중에 세종시에 찬성한 사람이 얼마나 되었겠는가. 세종시 문제, 원안고수는 말 그대로 삽질이다. 박근혜나 친박진영이 세종시 원안고수를 주장하려면 그게 삽질이 아니며 국가와 국민에게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야 한다. 국익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면서도 약속만 했으면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떼쓰기 논리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시대유감(엔파람) (대한민국지킴이연대) tiff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