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位의 지식교류 양식이 통용되면 저들이 가지는 지식계층으로서의 지위를 잃을까 두려워…. 저들은 왜 그리 전통의 글 양식을 없애라고만 하는 것일까

근래 나는 한국인이 오십 년 전 글을 못 보는 것은 인간능력의 퇴보이기에 이에 저항한다는 선언과 함께 한자 사용과 종서편집의 출간을 수차례 시행했다. 이에 대해 1980년대 운동권 및 그 영향을 받은 문화종사자들은 시대착오라느니 하며 자꾸 압박하곤 했다. 무슨 큰 자본으로 강력히 추진하는 것도 아니고 바람 앞의 촛불처럼 조그맣게 위태로운 所信 투쟁을 하는 상황에서 심히 漏氣(누기)를 초래하는 소리였다. 그들은 간혹 운동권 좌파에서 전향했다고도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가보다. (사실 우리 출판양식이 크게 바뀐 것이 1980년대 운동권의 영향이고 작은 문고판이 사라진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 결과는 오늘날 출판비용의 상승과 책의 무게증가로 인한 독서율의 감소이다.)

이에 대한 나의 반박은 이것이었다. “내가 언제 당신들에게 한자배제 가로쓰기 책을 만들지 말라고 했냐.” 나는 그들에게 그들의 출판 경향을 바꾸라 요구한 적이 없다.

정말이지 그들은 내가 저네들에게 나를 따르라고 한 적도 없고 그렇게 유도할 힘도 없는데 내가 하는 작은 行事를 구태여 막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 어문정책에서도 이제까지 보여 왔던 현상이다. 나와 同志들은 한자 사용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所謂 한글전용의 글의 쓰기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런데 저들은 왜 그리 전통의 글 양식을 없애라고만 하는 것일까. 저들은 저들 의지대로 출판문화를 진행할 자유를 이미 충분히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임에도.

그것은 과거 반란이나 혁명이 일어날 때 왕족이나 귀족을 학살했단 것과 같은 맥락이 될 것이다. 기존의 상위계급이 하위계급의 사람을 죽일 가능성은 없어도 하위계급이 새로이 상위계급의 사람으로 존재하려면 기존의 상위 계급사람들을 제거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대로 놔두면 기존의 사회통념의 관성에 따라 혹은 상위계급의 상대적으로 高尙한 行動擧止의 영향으로 인해 계속 상위계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런 경우 반란혁명세력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지식문화에서도, 저들보다 上位의 지식교류양식이 통용되면 저들이 가지는 지식계층으로서의 지위를 잃을까 두려워 자신들보다 상위효율의 지식교류의 방식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곧 저들은 충분치 않은 知的 훈련으로 상대적인 최고의 지위를 얻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속해 있는 공동체의 전반적인 知的 수준은 내려가게 되고 이는 곧 구성원의 생애에 있어서의 靈的向上이 아닌 退步로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靈的墮落에 기뻐하는 사탄 魔鬼의 使嗾를 받은 罪惡의 활동에 따른 것이라고 하겠다. 그들의 압박에 對한 저항의 名分은 충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