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말만 하면 되지만 교도소장과 교도관들은 죽을 맛이다 오늘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강제구인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강제구인이 뭔지 알까?
나는 85년 21살 때 서울구치소에서
강제구인을 당해본 적이 있다.
여러 번 있다.
서울미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으로
구속되어있을 때
이런저런 투쟁사안이 있으면
검찰취조를 거부하기 위해
출정거부를 하곤 했다.
때로는 재판거부한다고
출정거부도 했었다.
대표적인 것은
시위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구금할 수 있다는 학원안정법추진에
반대하는 투쟁 같은 경우이다.
퐁퐁도 마시고
출정거부한 친구도 있었으니
85년 그때는 이전과는 달리
숨죽였던 시기가 아니고
검찰이고 법원이고 모두 무시하고
시대의 희생자로서
우리는 모든 것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었다.
저항의 열기가 터져나오기 시작한 시기였다.

출정 거부하면 교도관들이 떼로 들어온다.
기본 10여 명은 방으로 들어와야 한다
사지를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최소 5명이 필요하고
몸부림치는 학생들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교대로 들고서 가야 한다.
차에 타는 것도 거부하는 학생들
차문을 붙잡고 실갱이하는 수감자에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까?
강제로 불려간 우리 공범중에 한 명은
검사실에서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싸버렸다.
재판정에서 판사에게 고무신을 던지고
방청석에서 판사들에게
독재의 하수인이라고 외쳤던
사법부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던
시대였으니 그런 일도 있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지금 특검은
전 대통령을 들쳐업고 나오라고
교도소장에게 명령하고 있다.
조직된 합법적 폭력이 국가권력이라는 것을
유감없이 발휘하라는 지상명령을
내리고 있다.

특검은 말만 하면 되지만
교도소장과 교도관들은 죽을 맛이다.
특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치범이나 특수사범에게는
인격적인 모욕감을 주는 것을
피하고 싶은 게 기본 생리라 볼 수 있다.
교도관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징벌방에 가둬둘 수도 없고
방선구라고 입마개를 채울 수도 없는
전직 대통령이다.

어차피 수사에 협조할 생각이 없으면
나는 항상 진술거부를 해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출정해서
진술 거부하면 된다.
요즘은 검찰조서도 모두 부정하면
증거채택도 안되는 형사소송법이라는데
특검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진술거부할 거라 예상되면
무리한 진행은 삼가는 게 좋을 것이다.

아무리 범죄혐의자이지만
전직 대통령인데
그런 식으로 막 대하는 것은
보기에도 안좋을 것 같아 적어 본다.
한편으로는
왜 이리 옹졸하게 행동하는지
참으로 답답한 전직이다.
비오는 날 우울한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