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오물풍선이 계속 날아오는 통상적이지 않은 상황. "30여년 간 군인으로서 국가를 위해 헌신했는데 한순간에 간첩이 돼 억울하다."

'윤석열의 외환죄(外患罪)'까지 조사하겠다는 조은석 내란특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고 조만간 피의자로 출석하는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변호인을 통해 취재진에게 이렇게 전했다.

김 사령관은 북한의 오물풍선이 우리 머리 위로 계속 떨어질때 평양 상공에 드론을 침투시키는 작전을 했던 지휘관이다. 김정은의 관저 바로 위까지 드론이 접근했으니 김정은은 등골이 써늘했을 것이다. 오물풍선을 날려오던 북한 측은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고 중대한 정치군사적 도발"이라는 대남 성명서를 냈다.

당시 우리 군은 'NCND(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음)'로 침묵했는데, 집권여당 의원들이 나서서 이런 군사 비밀작전을 모두 까발렸다. 여기에 앞장선 여당의원 중 한명은 현재 국회 국방위 정보위 간사를 맡고 있고, 다른 한명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 출신이다. 정파 이익에 눈멀어 국익이나 국가 안보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이제 내란특검까지 가세해 ‘"평양 무인기(드론) 투입 작전으로 인해 남북 간 무력 충돌 위험이 증대됐고 국가 안보상 심각한 위협이 초래돼 우리나라의 군사상 이익이 저해됐다"고 윤석열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윤 전 대통령을 외환죄까지 엮으려는 것이다.

뒤이어 특검은 드론작전사령관 사무실 등 24곳을 전방위 압수색했다. 마치 비밀작전 과정에서 적군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우리 군지휘관을 '살인죄'로 형사처벌하겠다는 거나 비슷하다. 특검팀이 국가안보나 군사 비밀작전에 대한 개념이나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당의원들과 내란특검은 그 직전에 오물풍선이 용산 대통령실로 떨어졌고, 당시 25차례나 계속됐던 북한의 지저분한 오물 풍선 살포 행위는 아예 덮어두고 있다.

북한이 가만 있었는데 우리 쪽에서 비상계엄의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런 작전을 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이다. 당시 전후 상황을 들여다보면 이게 맞는 소리인가.

이날 김용대 사령관 측은 기자들과 만나 "당시 오물풍선이 계속 날아오는 통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드론작전사령부령에 따라 규정대로 진행한 작전"이라며 "합참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 사령관 측은 "무인기 작전은 11월 중순께 마무리됐는데 만일 비상계엄과 관련이 있었다면 계엄 선포(12월 3일) 직전에 더욱 열심히 해야 하지 않았겠느냐"며 "계엄과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한 쌍방 간 무인기 정찰은 수도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평양 상공에 침투한 작전 실패가 어떻게 '고의적 이적 행위'로 연결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적국(북한)에 '위협'이 됐다고 비밀작전을 지휘한 사령관을 수사하고 감옥에 보내려는 게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 1급 군사기밀을 까발린 여당의원이나, 군사 비밀작전을 '국가 안보상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며 외눈박이 잣대로 수사하겠다는 내란특검이 '이적죄'에 해당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