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논거라는 이유로 거짓말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며…법원은 과장된 표현과 허위사실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함.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위반사건 항소심 판결]

예상을 깨고 전부 무죄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아마 제일 놀란 사람은 이재명 본인,
그 다음은 플랜 B를 기다리던
민주당 잠재적 대선주자들일 겁니다.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법원은 많은 논리를 제시했으나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대법원에서 바로잡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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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출생지ㆍ가족관계ㆍ신분ㆍ직업ㆍ경력등ㆍ재산ㆍ행위ㆍ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행위
[고 김문기처장 관련 부분]
1. “성남시장 재직 당시에는 김문기처장을 몰랐다”는 부분 :
(법원의 판단) 행위 아닌 인식의 문제이므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음
(1심도 무죄로 봄)
2. 김문기와 함께 간 해외출장에서 김문기와 골프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부분
(이재명 대표 발언)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단체사진중 일부를 떼내어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죠”
(법원의 판단)
질문자가 골프를 쳤는지 여부를 묻지 않았고, 이재명 대표는 자신이 성남시장 재직시 하위직원인 김문기를 몰랐다는 주장에 대한 보조적 논거 중 하나로 언급한 것일 뿐이다. 위 발언을 ‘김문기와 함께 간 해외출장 기간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로만 해석할 수 없고, 그 발언의 허위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다의적 해석 가능한 발언에 다른 합리적 해석의 가능성을 배제한 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만 해석하는 것은 ‘의심스러운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라는 원칙에도 반한다.
(문제점) 당시 골프를 쳤는지 여부가 이미 문제되고 있는 상황이었음. 위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 김문기와 골프를 쳤다는 것으로 읽히지는 않음. 이는 상식과 문해력 차원의 문제임. 골프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촬영한 단체사진 중 이재명 대표와 김문기 처장을 포함 4명 부분만 확대하여 공개한 것은 4명이 한 팀으로 골프를 친 것 같은 암시를 주기 위한 의도가 있었을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위 발언을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도가 아니라 다른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려움.

[백현동 관련 부분]
[공소사실]
1.국토부가 혁신도시법상 의무조항(국토부가 요구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도시관리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조항)에 근거하여 용도지역 변경을 요구한 바 없었음에도 의무조항에 근거한 요구를 받고 불가피하게 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한 것처럼 거짓말
2. 국토부 공무원으로부터 혁신도시법상 의무조항에 근거하여 용도변경해 주지 않으면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는 협박 받은 것처럼 거짓말
[이재명 대표 발언]
1. 용도변경은 국토부의 법률에 의한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다.(참고:이 부분은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에만 관련된 발언이었음)
2. 국토부에서 압박을 했는데 혁신도시법상 국토부장관이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요구하면 지자체장은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이것을 가지고 만약에 안해주면 직무유기 이런 것을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참고:이 부분은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를 포함한 성남시 소재 모든 공공기관 이전 부지와 관련된 발언이었음)
[법원의 판단과 문제점]
1. 위 공소사실 1.항 부분
(1) 이재명의 발언 중 ‘국토부의 법률에 의한 요구’가 ‘혁신도시법상 의무조항을 근거로 한 요구’라고 해석할 수 없다.
(법원의 논거) 다의적 해석 가능한 발언에 다른 합리적 해석의 가능성을 배제한 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만 해석하는 것은 의심스러운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라는 원칙에 반함
(문제점) ①법원은, 가능한 다른 합리적 해석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백하게 언급하지 않음(법원은 ‘자발적 의사’가 아닌 ‘타의’에 의한 용도변경이었다는 취지로 해석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의도였다면 ‘국토부의 요구’라고만 하면 되지 굳이 ‘국토부의 법률에 의한 요구’라고 할 필요는 없었을 것임. 이재명 대표가 ‘법률에 의한 요구’라고 한 것은 위 발언에 앞서 언급했던 혁신도시법상 의무조항에 의한 요구라고 해석하는 외에 달리 해석할 가능성은 없어 보임)
②국토부는 이미 이와 관련한 성남시의 질의에 대해 국토부의 요청은 혁신도시법상의 의무조항에 근거한 것이 아니니 성남시에서 적의 판단할 사항이라고 답신한 바 있음
(2) ‘어쩔 수 없이(불가피하게)’ 용도변경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의견이나 판단의 표시이므로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지 않음
(문제점) 본인의 심리적 상태에 관한 진술이므로 거짓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용도변경의 근거가 의무조항을 근거로 한 국토부의 요구 때문이라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 역시 핑계라고 보임.
(3) 허위성이 없음
① 법률상 근거를 명시한 국토부의 용도지역변경 요구가 있었다.
(문제점) 국토부가 성남시에 보낸 공문에는 국가가 법령에 의해 공공기관 지방이전사업 추진하니 협조해 달라는 것일 뿐이고 용도지역변경의 법률상 근거를 명시한 바는 없음
② 용도변경 원인은 국토부의 법률상 요구라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이 임의로 용도변경 결정했다고 볼 수 없다.
(문제점)국토부는 성남시에 대해 의무조항에 근거한 협조요청 아니며 성남시에서 적의 판단할 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음
2. 위 공소사실 2.항 ‘국토부가 직무유기로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는 발언 부분
(법원의 논거와 문제점)
① 위 발언은 국토부 요청에 의해 불가피하게 용도변경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조논거에 불과하고, 독자적인 별개의 의미를 가져 선거인단의 판단을 그르칠 중요한 부분 아니다.
(문제점) 보조 논거라는 이유로 거짓말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며, 이 부분이 선거인단의 판단을 그르칠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도 근거가 부족한 독단적 견해임.
② 백현동 관련한 협박은 아니다.
(문제점) 위 발언은 성남시 소재 공공기관 이전 부지 전체에 관한 성남시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 것이므로 그 안에는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도 포함된 내용이었음.
③ 협박은 국토부가 한 것이므로 이재명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다.
(문제점) 국토부 직원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하면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공표가 되고, 국토부 직원이 피고인을 협박했다고 하면 ‘피고인의 행위’가 아니어서 허위사실공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은 궤변에 가까움.
법원도 이 부분 논거에 자신이 없었는지 협박은 백현동 아닌 나머지 부지들만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그렇다면 백현동 부지에 대해서는 용도변경에 협조하지 않아도 직무유기로 문제삼지는 않겠다고 했다는 것인지 의문임. 이재명 대표의 발언 맥락상 협박은 백현동 부지를 포함한 모든 성남시 소재 공공기관 이전 부지와 관련된 것이었음이 분명함.
④ 국토부의 상당한 강도의 압박에 대한 과장된 표현이지 허위사실은 아님.
(문제점) 법원은 과장된 표현과 허위사실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함. 국토부에서 직무유기로 문제삼겠다고 했다고 거짓말 한 것은 단순한 과장이 아닌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