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대통령실은 세종시로 국회와 함께 완전히 이전해야. 조기 대선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한 논의가 있는 것 같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현재 분명해 보이는 것은 현재의 용산 집무실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그렇다면 선택은 두 가지다.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세종시로 내려가는 일이다.

이미 국민에게 개방한 청와대를 다시 업무공간으로 바꾸어 국가위기관리상황실 등 안보 관련 시설을 재가동한다는 것은 굉장한 비용과 절차가 소요될 것 같다. 그리고 굳이 그렇게 많은 돈 써가며 다시 들어가야 할 명분이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 망국적인 수도권 과밀로 인한 부동산 거품과 저출산이 한국의 경제와 미래를 갉아먹고 있는데 나라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대통령실은 세종시로 국회와 함께 완전히 이전하는 것이 현재의 시점에서 더 명분이 서는 일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들은 국회와 대통령실이 세종으로 가면 세종시가 좋지 부산 대구가 좋을 일이 뭐가 있냐고 묻는다. 전혀 그렇지 않다. 지방 사람들이 원하는 건 공정한 경쟁이다. 서울이 수도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공정한 경쟁을 한다면 부산은 서울과의 경쟁해서 열 번 싸워 열 번 다 이길 자신이 있다. 지방에 청년이 사라지고 지방 대학이 소멸하고 지방 기업이 수도권으로 몽땅 이전하는 이유는 지방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기 때문이다.

87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권력분산 개헌이 필요하다느니, 4년제 중임제를 해야 한다느니, 지방분권 개헌이 필요하다느니 말이 많은데 특히 지방 사람들은 세종시로의 대통령실과 국회의 완전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분권개헌에 관심이 많다. 과거 노무현이 재미 좀 봤다고 했는데 이 문제는 다음 대선에서도 크게 표심을 가를 중대한 이슈라고 생각된다. ‘서울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고, 항상 서울편만 드는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후보라면 공산당 후보라도 투표하겠다는 사람도 봤다. 그만큼 지방 사람들은 쌓인 게 많다.

보수 성향의 국민들 가운데는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이유로 북한과의 체제경쟁을 든다고 한다. 서울은 평양을 이기지만 세종은 평양을 못 이긴다, 또 서울이 자유대한민국의 상징이다, 안보상의 이유로 수도가 남쪽으로 가면 안된다…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이미 망해버린 북한과 더 해야 할 체제 경쟁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고 지금 우리는 북한과의 체제 경쟁보다 일본 대만 등과의 산업 경쟁에게 승리하기 위해 국토의 최유효이용과 인구 증가, 우수 인재의 확보가 더 절실하고 그것을 위한 첫단추로서 서울 몰빵과 의대 몰빵을 해결해야 한다.

다행히(?) 이재명만 지금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 여당은 물론 야당도 비명계는 ‘선개헌 후대선’을 원하는데 당장 대통령 당선 안되면 교도소 갈 일밖에 없는 이재명은 개헌에는 관심도 없다. 부산 시민들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반대하고 부산대 병원 치료 마다하고 헬기타고 서울 간 이재명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갖고 있다. 이젠 자신이 빨리 대통령 되고 싶은 욕심에서 시대가 요구하고 지방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개헌의 소명을 외면하고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양아치 같은 인간으로 이재명을 바라보고 있다. 적어도 이곳 부산에서는.

국민, 특히 지방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분권 개헌 이슈를 국민의힘이 먼저 선점해 주었으면 한다. 개헌을 고리로 반이재명 프레임을 만들어 내면 보수도 노무현처럼 짭짤하게 재미 볼 수 있다. 또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87년 체제는 수명을 다 했다. 이젠 집수리할 때도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