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담화문이나 헌재에서의 진술에서 야당(민주당)의 입법 독재와 탄핵 남발, 예산 삭감 등으로 인해 정부의 기능이 마비되고 국정 운영이 불가능해져 국민들에게 민주당의 폭주를 알리고 국회에 경고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윤석열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7개월 동안 민주당은 총 29번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는 이전 정부들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인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 발의된 탄핵소추안이 6건이었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하지만 이 중 2건은 윤석열, 한덕수 총리 건으로 비상계엄과 관련한 것이고, 총 발의 건수 29건 중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 수는 13건이고, 헌재는 이 중에 4건을 심판했는데, 모두 기각 판정을 내려 탄핵 인용된 건은 현재까지 1건도 없다.

물론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남발한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특히 이재명 수사와 관련한 검사들을 탄핵소추한 것은 정략적이고 이재명 일극체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민주당의 민낯을 드러내는 자충수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13건의 탄핵소추가 반헌법적이거나 위법적인 것은 아니며, 과하다고 할 수 있으나 그것이 비상계엄의 이유는 될 수는 없다. 

윤석열은 민주당이 13건의 탄핵 소추한 것을 이야기하지만, 윤석열이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장관 등 고위급 인사 임명을 한 건수나 거부권을 행사한 건수를 보면 윤석열도 할 말이 없다. 

윤석열은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장관급 인사를 총 24명 임명했다. 노무현 정부 3명, 이명박 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0명, 문재인 정부 2명이었던데 비해 임기 절반 기간 동안 24명인 것은 역대 정부보다 2~5배 많은 수치이다.

거부권 행사도 재임 2년 반 동안 25건으로, 문재인 0건, 박근혜 2건, 이명박 1건, 노무현 6건, 노태우 7건에 비할 바가 아니다. 민주당의 탄핵 소추와 입법 남발에 대해 거부권 행사로 맞섰고, 야당의 인사 검증을 무시하고 장관급 인사 임명을 강행했다. 도긴개긴인 것이다.

다음은 정부 예산 삭감 부분을 살펴보자. 윤석열은 민주당이 국정 운영을 할 수 없도록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윤석열의 주장대로 검찰과 경찰의 특활비와 특경비를 0원으로 삭감한 것은 사실이다. 특활비와 특경비는 세부 집행내역 등 자료 미제출·부실제출로 집행의 적정성이나 예산편성 산출근거의 타당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삭감되었다. 국회는 이들 항목에 대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면 정부 예산안을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정부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특활비와 특경비는 수사에 필요한 경비이지만, 실제로는 이 용도 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통제의 필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윤석열이 검찰총장 시절 ,한동훈이 중앙지검장 시절에 검찰이 사용한 특활비는 정당한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으며, 법원의 자료 제출 명령에도 불구하고 내역을 지우는 등으로 검증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물론 야당이 감정적으로 처리한 바도 없지 않지만, 윤석열 정부의 특활비와 특경비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불성실한 자료 제출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2025년 예산안 국회가 처리한 것 중에는 그나마 특활비와 특경비 정도가 윤석열이 불만을 토로할 정도이지, 나머지 부분 예산 삭감은 정당한 사유가 있어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윤석열은 장교와 부사관, 군무원 인건비를 국회가 삭감해 군의 사기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했지만, 국회는 삭감 없이 정부안대로 심의 의결했다. 장교 인건비 4,865,905백만원, 부사관 인건비 7,018,290백만원, 군무원 인건비 2,674,491백만원은 그대로 통과시켰다.

윤석열은 원전 생태계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체코 원전 수출 지원 예산은 무려 90%를 깎아 버렸으며, 차세대 원전 개발 관련 예산은 거의 전액을 삭감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예산 148,765백만원, 우주항공청 예산 961,414백만원, SMR 제작 지원센터 구축사업 예산 5,408백만원, 전력해외진출지원사업 예산 18,336백만원은 삭감 없이 통과되었다. 에너지국제공동연구 (R&;D) 예산은 25억이 삭감되었는데 이는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과제의 회계연도 일치를 위해 사업비가 감액된 것 뿐이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비 50,557백만원은 49,720백만원이 삭감되어 837백만원만 통과되었는데, 이를 두고 윤석열은 대박이 터질 동해 가스전 사업을 막은 폭거인 것처럼 떠벌렸지만, 최근 산자부는 동해 가스전 시추에 실패하고 난 뒤에 경제성이 없음을 발표한 바가 있어 국회의 동해 가스전 개발사업비 삭감은 정당했음을 보여주었다. 1인 컨설팅 기업을 끌어들여 석유가 터질 것처럼 국민들에게 사기를 쳐서 쓸데없이 시추하는데 1천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에 대해 사과는 못할망정, 국회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국민들을 선동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윤석열은 기초과학연구, 양자,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 취약계층 아동 자산 형성 지원 사업, 아이들 돌봄 수당까지 손을 댔으며,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혁신성장펀드, 강소기업 육성 예산도 삭감했고, 재해 대책 예비비는 무려 1조원을 삭감하고, 팬데믹 대비를 위한 백신 개발과 관련 R&;D 예산도 깎았다고 했지만,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년 예산안 심의결과를 보면 윤석열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난다. 2025년 예산안 심의결과 보고서를 보면, 삭감한 이유들이 후반부에 구체적으로 명기되어 있는데, 대부분 타당함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항목들에서 윤석열 정부의 예산안대로 국회가 삭감 없이 통과시켰다면, 국회에게 직무를 방기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25년 예산안 심의결과 보고서를 보면, 윤석열이 국회의 예산 삭감으로 국정 운영이 어렵다는 주장은 생구라임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윤석열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필요한 예산이 늘어나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음이 드러난다.

윤석열의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으로 인해 발생한 의료대란 때문에 불필요한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 수급 관리 예산 등으로 7,942억원을 신청한 것이나, 사병 월급 200만원 추진으로 장교 및 부사관, 군무원 인건비를 대폭 증액해야 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의료인력 양성 및 수급관리 등 예산은 국회가 대폭 삭감했고, 장교, 부사관, 군무원 인건비 상승분은 정부가 예산안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해 추경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국회는 예산 심의 의결을 12월 10일까지 연장해 놓았는데도, 윤석열은 12.3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마치 국회가 예산안을 이미 의결해 더 이상 협의할 수 없는 것처럼 왜곡했다.

윤석열은 현행 법률로는 외국인의 간첩행위를 간첩죄로 처벌할 길이 없다며,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형법의 간첩죄 조항을 수정하려 했지만, 거대 야당이 완강히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사실을 왜곡해 국민들을 오도한 것이다.

기존 형법 제98조는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적국'으로 한정하고 있어, 북한을 제외한 다른 국가를 위한 간첩 행위는 처벌하기 어려워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21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개정안이 발의되었으나,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22대 들어와 민주당은 해당 개정안을 발의하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의결한 바 있다. 다만,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법 악용 가능성에 대한 추가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법무부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하여 공청회 개최를 추진하면서 법안 처리가 지연되었다. 따라서 민주당이 개정안에 반대했다기보다는, 추가적인 검토를 위해 처리가 미루어진 것뿐이다. 

윤석열은 국힘당 지지자와 보수 진영 사람들을 자극하기 위해 마치 민주당이 외국인 간첩죄 적용을 반대한 것처럼 사기를 치고, 국민들의 반중 정서에 편승해 민주당이 외국인 간첩죄 적용 반대를 하는 것은 중국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중국인의 부산항에 입항한 미군함과 국정원을 정찰한 간첩행위를 언급하고 있다. 

윤석열은 뜬금없이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을 밀어붙여 의료대란을 일으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고, 사병 월급 2백만원을 추진하여 부사관과 장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 대거 군영을 떠나게 만들었다.

야당이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을 차버리면서 국민연금 개혁도 추진하지 않았다. 새만금 잼버리도 개판으로 운영해 세계의 비웃음을 샀으며, 부산 엑스포도 세계 외교전에서 실패하고 오판하여 유치에 실패했다.

국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전에 쓸데없이 나대면서 돈은 돈대로 쓰고 러시아를 자극하여 노태우 이후 쌓아온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한순간에 날려먹었다. 중국은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쓸데없이 중국을 적국으로 간주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았다. 미국에 가서는 ‘바이든 ~ 날리면’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고. 정상회의에 나가면 혼자 우두커니 따로 놀고 다른 정상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김건희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나마 국힘당과 윤석열 지지자들이 윤석열이 잘했다고 한 외교가 이 모양 이 꼴이었던 것이다.

민주당의 입법 독재와 탄핵 남발, 예산 삭감으로 국정 운영이 불가하다는 윤석열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이 국회의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대통령령이나 각부처의 령으로 대통령의 의지대로 실행할 수 있는 일은 수없이 많다. 국회의 도움이 없어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지지가 약해 추진 동력이 떨어져 할 수 없을 뿐이다. 

아무리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다 하더라도 윤석열과 국힘당의 지지율이 높다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뿐아니라, 민주당도 함부로 발목 잡기도 힘들게 된다. 자신이 국정을 잘못 운영하여 지지율이 떨어져 여소야대로 만들고 국정 운영 동력도 스스로 떨어뜨려 놓고, 민주당의 잘못을 핑계대어 비상 계엄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