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눈에 피눈물이 나게 하고서 잘 된 자 못 보았다. 배신. 듣기만 하여도 살이 떨리고 혈압이 오른다. 특히 정치인의 배신은 막장 배신이다. 상대의 뼈를 부러뜨릴 뿐 아니라 인격까지 말살하고 가정까지 박살낸다. 인간사에 배신 없은 적이 없었지만 그때는 숨어서 했으나 지금은 터놓고 배신한다. 나아가 자랑도 하고 남에게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배신자의 말로가 좋지 않다는 인간 규칙은 변함없고, 배신하면 망한다는 경구도 변함없다.

윤석열이 탄핵열차에 타기를 작심. 중외(中外)에 알렸다. 어쩌지 못하고 한 선택임이 명백하고 배수진을 쳤음이 절로 드러난다. 저 사실이 알려지자 탄핵파가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 마치 탄핵이 애국인 양, 민주주의인 양, 그 길이 정의인 양, 윤을 돕는 길인 양 가증스럽게 위선을 둘러쓰고서다. 우익의 마지막 몸부림임을 외면한 채.

그들의 면면을 보라. 정계에서 부평처럼 떠도는 안철수도 있고, 초선도 있고, 비례대표도 있고, 더민당에서 국힘당으로 넘어온 자도 있고, 큰 일을 앞두고 당론마다 반대하던 자도 있다. 그들은 자기가 무엇이기나 한 것처럼 당론에 반대하는 것을 자랑 삼는다. 당론과 다른 발언을 하면 무엇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튀는 발언을 하면 언론의 마이크를 차지할 수 있음을 노렸을 뿐이다. 그들은 어떻게든 TV 카메라에 잡히기를 소원한다. 실력으로 승부할 마음은 없다. 좋은 정책을 내놓는 노력도 없다. TV에 얼굴 들이미는 재주 말고는 없다.

나라는 망해도 도의심만 있으면 다시 찾을 수 있다 했고, 나라는 스스로 친 뒤에 남이 친다고 했다. 그러나 저들은 도의심도 치고 대통령도 친다. 살아 남을 길이 없다. 국힘당이, 우익이 어찌 가속도로 망하지 않겠는가. 저들은 역사에서 배우지도 않는다. 박근혜 탄핵파가 윤석열 탄핵파로 된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이 귀중한 타인의 경험을 내 것으로 하지도 못하는, 불초자가 아니라 하기 어렵다.

인간 됨됨이를 알고자 할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에게 역지사지 정신 유무를 살피면 된다. 부평초가 뿌리없이 물 위를 떠도는 뜻은 자기가 살고자 함이다. 자기가 살려는 거기에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어이 있겠나. 이 당 저 당 떠도는 자 또한 그럴 것이고, 비례대표로 특권의 꿀맛을 처음 본 자가 TV에 나올 기회를 버리고 남을 돕겠나?

행여 국운이 다 하지 않았다면 윤이 탄핵되고도 대한민국은 당분간 버틸 수 있다. 그러나 배신자는 이내 골로 간다. 그렇게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게 돼 있다. 배신자가 잘 된 역사는 없다. 단순하던 옛날에는 3대쯤에서야 죄벌이 나타났다. 지금 세상에는 당대에 나타난다. 이전에는 당대의 앙화에만 그쳤지만 지금은 3대로 이어진다. 어찌 살이 떨리지 않겠나. 타인의 살을 떨게 했으니 자기 살도 떨게 되는 게 하늘의 법칙이요 인간의 규칙이다.

우리 생애에 자당 대통령 탄핵하는 꼴을 또 보게 됐다. 배신자가 국민의 눈과 팔자까지 더럽힌 것이다. 더민당은 어째서 구경 복이 터졌는가? 아서라. 말아라. 남의 눈에 피눈물이 나게 하고서 하늘의 축복을 기다려 잘 된 자 못 보았다. 하물며 자당 대통령을 남의 구경거리로 던져 줌에서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