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前方 군인은 먹고 싶은 것이 많았다. 70년대 나는 임진강 장파리 리비교 북방 1사단 12연대 수색대 통신병이었다. 잊혀지지 않는 작은 이야기…

리비교 임진강 북방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추석절 전후에는 민간인들이 출입 허가를 받아 묘지에 성묘하러 민통선 지역에 출입하는데 군인들이 2인 1조로 경계보초를 지원한다. 동료 군인이 동행한 성묘는 끝나고 배고픈 군인이 제단 음식을 보고 조금만 주면 안되냐고 하니, 성묘객은 안된다면서 기름기 졸졸 흐르는 전, 떡, 고기를 몽땅 싸서 가버렸다. 서운함에 눈물이 나던 배고픈 군인은 민간인 성묘객이 간 후 그 묘지에 오줌을 갈겨버렸다.

두 번째 이야기.

나는 전방 수색대 본부 통신병으로 매달 문산 연대 사단본부에 배터리 통신 장비 등을 수령하기 위해 닷찌차로 리비교를 건너 민간인 지역의 부대로 외출한다. 군수품을 수령해서 수색대로 귀대하던 중 고무줄을 사려고 장파리 리비교 부근의 가게에 들렀다.

마침 가게에는 아주머니 주인이 떡국을 맛있게 드시고 있었다. 불쌍한 쫄병 군인이 쳐다보니 나에게 밥은 먹었냐고 물어서 부대에 가서 먹는다고 하니 떡국 한 그릇 먹으라고 나에게 선뜻 담아 주었다.

만두가 들어있던 떡국은 어찌나 맛있던지 군인의 입으로 천상의 맛이었다. 아주머니의 군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 고마워 지금도 잊을 수 없다. 45년이 지난 어느 날 고마움을 표하고자 장파리 리비교로 갔다. 그 가게는 찾을 수 없었다. 내 맘 속에는 있는데 현실은 없다.

아마 그 아주머님 사장님은 지금 87세는 되었을 것 같다. 부디 복받으십시요. 훌륭하신 인간애 넘치는 사장님 꾸~`벅 꾸벅. 지금도 장파리 가게는 내 맘 속에 항상 그 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