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의 코메디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지만, 그 후폭풍은 여야 뿐아니라 전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낼 것이다. 필자는 윤석열의 폭거(뻘짓)가 우리 사회에, 특히 자유 우파 진영에, 마냥 부정적인 결과만 가져 올 것이라 보지 않는다.

당장은 보수 진영(자유 우파)의 입지가 좁아지고 정국의 주도권이 이재명과 민주당에게 넘어가겠지만, 꼴통 보수들이 힘을 잃고 건전 보수들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 (어쩌면 필자의 바램에 그칠지 모르지만)

어차피 윤석열이 친위 쿠데타를 시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음 정권은 보수가 잡기는 힘들었다. 다음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꼴통 보수들이 여전히 보수를 자처하며 보수 진영을 흔들게 되는 것보다는 이번 사태로 꼴통 보수들이 누구인지 확실히 드러나 이들을 더 이상 보수 진영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함(됨)으로써 자유 우파 진영의 재건의 기회를 삼을 수 있다면 자유 우파 진영에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이번 사태로 보수라 자칭하면서 입으로는 자유와 시장경제, 민주주의를 입에 담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나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태부족한 가짜 보수, 위장 보수들이 누구인지 드러났다. 

이번 반헌법적인 친위 쿠테타를 주도한 윤석열과 대통령실, 김용현 국방 장관, 그리고 윤석열을 배후에서 조종한 그룹 등은 그 가담 여부와 수준에 따라 엄벌에 처하여 사회로부터 격리시킴으로써 자유 우파 진영의 정화의 발판을 삼아야 한다. 

비상 계엄 선포를 옹호하고 동조했던 틀튜브들, 그리고 황교안, 민경욱을 비롯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도 스스로 자중하고 퇴출하지 않으면 이들을 민주주의와 자유의 적으로 규정하고 그들을 철저하게 비판하여 더 이상 자유 우파 진영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의 해체도 요구해야 한다. 오늘 정교협은 비상 계엄 사건과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반헌법적 친위 쿠테타를 일으킨 윤석열과 그 일당에 대해 책임은 묻지 않고, 국회 조기 해산, 개헌과 국민투표를 요구했다.

이들은 사회정의를 앞에 내세우나 이는 그들만의 선택적 ‘사회정의’일 뿐이고, 보편성과 형평성을 결여한 진영주의에 벗어나지 못한 집단이다. 민주의식도 부족할 뿐아니라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비합리적인 가짜 지성인(교수) 모임일 뿐이다. 이들이 보수나 자유 우파를 참칭하고 보수를 대표하는 지식인 그룹처럼 설치는 한, 국민들은 자유우파(보수)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 정교모는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스스로 해체하는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국힘당도 마찬가지이다. 국힘당은 이번 사태가 일어나게 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윤석열을 대선 후보로 옹립한 것도 국힘당이며, 윤석열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것도 국힘당이다. 

추경호 원대대표는 국회의 비상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하기 위해 국힘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라는 메시지를 수 차례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친위 쿠테타를 방조한 것을 넘어 동조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그렇다고 한동훈 대표도 책임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을 생각했을 뿐, 당이나 국민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는 행보로 일관하며 윤석열과 대립하다 윤석열의 쿠데타를 유발했다. 이번 윤석열의 비상 계엄 목적에는 한동훈 처리도 포함되었을 것이라 게 필자의 뇌피셜이다. 한동훈은 윤석열과 한 통속이었던 법무부 장관 시절과 윤석열과 척을 진 후의 입장과 처신이 너무나 달랐고, 이는 일반 국민들 뿐아니라 국힘당 지지자들도 한동훈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지경이 되었으면 집권당 대표라면 그에 응당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힘당의 지도부를 보나, 국힘당 국회의원들을 보나, 그리고 현재의 국힘당의 지지자들을 보나 이들이 보수의 중심이 되어서는 보수의 미래가 없다고 본다. 이번 기회에 자폭하여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주는 것만이 그동안 그들이 저지른 죄과를 그나마 용서받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자유 우파는 새롭게 태어나야 하고, 그럴려면 썩고, 낡고, 무능력한 가짜 보수들이 물러나야 한다. 물러나지 않으면 강제라도 끌어내려야 한다.

국힘당이 해체되면 대안이 없다는 허튼 소리는 하지 말자. 국힘당의 빈 자리에는 젊고 합리적인 보수들이 채워 나갈 것이다. 이게 자유 우파(보수)  뿐아니라 건전한 진보를 위해서도 유익하며, 나라가 바로 서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