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이 문 닫을 화급한 판에 신부들이 대통령 걱정하고 나선 꼴이 코미디. <탈천주교화⸱탈불교화를 탈종교화라니?>

11.29일자 동아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었다.〈“스님-신부님 급감, 외국서 모셔와야 할 판” 고민 커진 종교계〉이미 불교는 외국에서 외국인 승려를 상좌로 모셔오기도 한다고 하는데, 웃지 못할 일이 아닌가 하면서도 자업자득과(自業自得果)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승려나 신부 희망자가 준 것을 신문은, “저출산⸱탈종교화 등을 원인으로 지적하며 출가자⸱신부 등 종교인 감소가 이어지면서”라고 썼다 이는 잘못된 원인 분석 같아 보인다

저출산과 탈종교화가 원인이라면 성공회와 개신교에도 신부⸱목사 지원자 부족 현상이 똑같이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거니와 그들에게는 ‘급감’이라는 발언도 하지 않았고, 승려와 신부 희망자가 감소한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

불교와 천주교에만 국한된 승려⸱신부 부족 문제를 범국가적 문제인 저출산과 탈종교화를 원인으로 꼽은 것은 잘못이다. 어떤 개별적 사건에 “이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입니다” 하던 말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신부 희망자 부족과 승려 희망자 부족을 ‘’탈종교화‘라 말한 것에도 어폐가 있다. 탈종교화가 아니라 탈불교화, 탈천주교화라 했어야 정확하다. 탈불교화, 탈천주교화를 뭉뚱그려 탈종교화라 한 것은 성공회와 개신교에 대한 모욕이기도 할 것이다.

진정 저출산과 탈종교화가 원인이라면 신부와 승려에게만 적용될 일이 아니다. 그러한데 그들에게만 승려⸱신부 희망자 급감 현상이 나타난 것은 그들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웅변이 된다. 다시 말하자면, 일부이기는 하나, 호텔방에서 술 먹고 담배 피며 노름하던 승려답지 않았던 행동들. 주지가 여승과 모텔에 드나들었던 사건. 신부들의 좌경화와 패거리 모임 등이 탈불교화, 탈천주교화를 재촉했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성공회 신부나 개신교 목사는 승려⸱신부와는 달리 가정을 갖고 자식도 키운다. 그러므로 가정생활을 애연("297;然)히 했을 것은 물론 일상생활을 엄격하고 염결하게 했을 것도 자명하다. 빗나간 이념에 빠지지 않고 모범적 삶을 살려 노력했을 것 또한 분명하다. 이 결과가 성공회 신부와 목사는 지원자 ‘급감’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을 테다. 뿌린 대로 거두는 데에 종교도 예외이지 않았다. 승려와 신부가 독신생활을 하는 까닭은 가정에 얽매이지 말고 신앙에 몰두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독신생활의 장점을 일부 승려는 술 먹고 계집질하고 노름하는 데에 썼고, 몇몇 신부는 떼를 지어 어울려 데모하는 데나 쓰고 도원결의하는 데나 써먹는다〈신부가 도원결의(桃園結義)하는 세상. 참조. 아래〉

비록 인구가 줄더라도 기독교가 있고 불교가 있는데 어찌 신부⸱승려가 없어지기야 하겠는가. 여기에 기대서 그제 1466명의 신부들이 떼를 지어 시국선언을 한 것이 아니겠나. 이래서 신부 희망자가 감소했을 것이다. 또 ‘탈종교화’는 누가 만든 놀이판인가? 신부⸱승려가 만든 판이 아니라 우길 자신이 있는가. 지금 와서 종교인 부족을 저출산과 탈종교화 탓으로 친다면 자기네의 언동 잘못을 사회현상에 떠넘긴 종교인답지 않은 행위이다.

개신교 신자를 ‘프로테스탄트(Protestant)’라고 하는 데서 보듯 개신교는 가톨릭보다 개방적이고 진취적이며 복음적이다. 그러기에 일찍이 여성도 목사가 될 수 있게 했을 것이다. 가톨릭도 신부 부족을 저출산 탓으로 돌릴 게 아니라 여성도 신부가 될 수 있게 한다든지, 좌파적 행보를 버린다든지, 좀 더 복음화한다든지 하면 신부가 되려는 사람이 줄을 설 수 있다. 자기들이 미리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인구 감소와 탈종교화를 들먹이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할 만한 발언이 못 된다.

진맥을 정확하게 해야 좋은 처방이 나올 건데 편안한 원인 분석으로써는 백년하청이다. 더구나 ‘내 탓’을 빼버린 원인 분석에 좋은 열매가 열릴 수가 없다. 생활은 보수적으로 하면서 이념은 좌파적인 가톨릭 신부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종국엔 성당 문을 닫는 일이 일어나고 말 것이다. 이 걱정을 신부가 아닌 평신도가 하게 된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신부 1466명이 떼를 지어 시국선언이나 하고, 윤석열 물러나라며 데모나 하는데 누가 신부가 되려 하겠으며 어느 부모가 자식을 저렇게 하라고 신학교에 보내겠는가. 성당이 문을 닫을 판이라 정작 화급한 쪽은 신부 자기들인데 대통령 걱정을 하고 나선 꼴이 코미디를 보는 것 같고 우습다. 이래 놓고서 신부 지원자 급감을 저출산과 탈종교화 탓으로 돌리니…신부에게라서 차마 말을 다하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