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저런 자세로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김성민 씨는 탈북과정도, 암 이겨냄도 불사조였다. 그럼에도 이번에 재발되는 암은 그의 말대로 마지막 같다. 조선일보에 톱으로 인터뷰 기사가 났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그가 탈북하여 온 1999년으로 기억된다. 전 서울시장 김상철 변호사의 북한구원운동에서 처음 만났다. 유엔난민보호 1호(UNHCR)를 개척한 나의 모델처럼 탈북자를 유엔을 통해 구원하자는 1천만 명 서명 운동이 벌어졌다. 탈북자 책임자로 저를 지명하였지만 보다 젊고 유망한 김성민 씨를 추천하여 서명지를 가지고 제네바에 다녀 오게 했다.

김성민 씨가 백두한라회를 결성하고 어느 회식자리에서 나를 보고 가장 존경하는 선배라고 했다. 그런 관계 속에 우리 둘은 탈북자로서 획기적으로 의미있는 대북운동의 선구자가 된다. 민간인으로서 대북풍선을 첫 개발하여 날린 나와 대북방송을 첫 시작한 선구자적 탈북자로 김성민씨가 된 것이다(2004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김성민 씨는 시한부 인생 암에 대해 담담히 받아들인다. 후회되지도 않는다고 했다. 남은 짧은 생 시집과 책을 내는 것이 과업이라고 했다.

이런 불사조의 자세를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나도 저런 자세로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나도 저와 같이 암을 걸린 것처럼 생각하며 남은 생 보다 분발하여야겠다고. 사형 직전 살아난 러시아 작가처럼 살아있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불후의 작품을 남긴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