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食人) 할 정도로 북한은 왜 굶주릴까?

노인대학 강의/개인농(農)을 허용하지 않고 농업 문제를 해결한 공산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노인 대학이라고 우습게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교원 은퇴를 비롯한 대학 졸업생들이 상당하며 거기에 인생 경험자들이다. 이들 앞에서 허술하게 강의하다가는 안 되겠다고 하여 학술적으로 했다. 이들의 집중력과 심도 있는 질문들에 또한 놀랐다.

한마디로 북한은 내 것이 안되는 시스템이기에 안 된다. 과학자는 테이터로 말하는 사람이다. 국가 과학원 연구원으로서 실험을 하였다. 장소는 압록강변의 김정숙군 풍양리 5반 이다. 협동 농장에서 1정보당 1톤 내지 1.5톤 내던 강냉이 밭이었다. 개인농을 하니 7톤이 생산된다. 700% 내지 500% 증산된 것이다.

과학자가 온갖 고생 끝에 새 품종을 개발하자면 10~20년 걸린다. 기존 품종보다 1% 증산되어도 발명증을 받는다. 3~5% 증산되었다면 노력 영웅 칭호 받을 만한 성과이다. 그런데 개인농하면 500%~700%이니 새 품종 발명은 새발의 피인 것이다.

이런 발견 후 당연히 한평생 인민을 위하시는 어버이 수령님께 편지(1호) 보냈다. 중앙당에서 파견한 과학 담당 지도원을 통해 전달받은 것은 과학자는 과학만 해라! 이것은 정치이다!

정치가 뭐일까. 한 마디로 배부르고 잘 살게 하는 것이 정치가 아닌가. 이런 고민 속에 있다가 마침 남조선 삐라를 보고 탈북하였다. 수령님은 인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권력밖에 모르는 자임을 알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제 타승, 8·15해방 사기, 6·25 전범자임을 알게 된 것이다. 가장 충성했던 나는 가장 멀리 가버렸다.

북한에서 굶주리는 것은 미국의 봉쇄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 북한처럼 봉쇄하지 않았던 소련과 동구권은 왜 무너졌을까. 내 것이 되지 않은 시스템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련처럼 땅이 넓은 나라는 없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서 외국에서 식량을 수입해 먹어야 했다. 그 이유 한 가지를 참고 드린다. 소련 경지 면적의 1% 정도가 개인 소유의 <다챠(별장)>이다. 이 1% 면적에서 나는 소출이 소련 총 농산량의 25%를 차지했다.

중국은 개혁 개방한 1978년 1년 후 강낭밥에서 이밥을 먹었다고 한다. 나의 대학원 동창인 김영웅 무한대학 출신(부인은 북경대)의 증언이다. 그로부터 3년 만에 모택동 때보다 두 배나 농산량이 증산되었다. 2억 톤에서 4억 톤으로 증산된 것이다. 베트남 역시 마찬가지이다. 1985년 도이모이 정책(개혁 개방)으로 식량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되었다.

우주에 로켓을 먼저 쏘아 올리고 원자 쇄빙선을 최초로 만들 만큼 공산권 경제도 내세울 만한 것이 있었다. 하지만 농업 문제를 해결한 공산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딱 하나 유고슬라비아였는데 그 역시 개인농을 허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정주의로 공산권에서 퇴출시키기도 하였다. 퇴출된 나라는 식량 문제를 해결했고 퇴출되지 않은 나라들은 하나같이 식량 문제에 시달렸다. 이 이상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질문 중에 학식 있는 한 노인 여대생의 질문: 통일이 왜 안 될까요? 시간상 짧게 답 드린다. 통일은 우리가 할 탓이다. 사실 황장엽 망명 때 북한은 다 망했다고 알리려 오신 것이다. 전기가 없어 중앙당 집무실 어항이 다 얼 정도로 망한 것이다. 그런데 무너질까봐 남한 지도자가 도왔기에 무너지지 않았다. 햇볕정책이다. 물과 기름이 섞인다는 공존공영 정책이다. 그 다음은 남한 국민에게 통일을 바라지 않게 선전했다. 그게 통일 비용 소리이다. 통일하면 국민들이 세금으로 북한 거지들을 먹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 주머니에서 생돈이 나간다니 누가 통일을 좋아하겠는가.

문제는 통일 비용 소리가 거짓이라는 것이다. 왜 통일 비용인가. 통일 투자이지. 간단한 실례를 든다. 북한 월급은 남한의 1천 원 정도이다. 그것도 공장 가동률이 10%도 안되어 못 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남한은 월급이 350만 원이다.

외국 노동자가 300만 명이 들어와 일한다. 통일되어 북한 인부에게 100만 원을 주면 수령님 월급보다 천 배가 된다. 그래도 남한은 250만 원 남는다. 북한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그 대가를 주면 그들이 잘 살아지고 우리는 우리대로 인건비 하나만도 엄청 이익이 아니란 말인가.

그런데 엉뚱하게 통일 비용 소리가 무슨 소리인가. 이것은 통일되면 북한으로부터 뒤돈 받는 것 드러날까봐 통일을 반대하는 정치꾼들의 모략 선전이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이런 정치꾼들을 똑바로 감시하고 퇴출시킬 때에 통일은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못사는 북한은 잘 사는 남한으로 흘러들어 오게 되어있다. 그게 언제 될지는 우리가 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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