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지 모릅니다

이 놀라운 여정은 이름도 모르던 한 독자님의 이메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살다 보니 참으로 경이롭고 가슴 벅찬 날이 있습니다. 제 책이 일본 땅에서 일본어로 번역되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글을 쓰며 꿈꿔왔던 순간이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이 밀려옵니다.

이 놀라운 여정은 이름도 모르던 한 독자님의 이메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자신을 재일교포라고 소개하신 그분은, 교보문고를 거닐다 우연히 제 책 『아빠의 아버지』라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드셨다고 했습니다.

도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단숨에 책을 읽어 내려갔고, 내용이 쉽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며 따뜻한 감상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분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친구분께 제 책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그 친구분은 이 책이 일본에 거주하는 60대 이후 교포들의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출판을 제의해 왔습니다. 그 후 저작권과 인쇄 등 모든 계약 절차를 마쳤고, 이제 곧 일본 서점에서 제 이름이 적힌 책이 독자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오후 내내 혼자 싱글벙글하며, 입가에서 떠나지 않는 미소를 주체할 수 없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때로는 고독하고 때로는 막막했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예기치 못한 곳에서 피어난 꽃을 보니 비로소 그 모든 순간이 보상받는 기분입니다.

‘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지 모른다’는 속담이 오늘따라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쓴 글이 바다 건너 타국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고, 그들의 향수를 달래줄 수 있다는 사실은 작가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에서 만날 새로운 독자들과의 인연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제 글이 그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소중한 추억의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기적 같은 기회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더 진솔하고 깊이 있는 글로 많은 이들과 소통하는 작가가 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오늘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가가 된 기분입니다. 제 기쁨을 함께 나눠주시는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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