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우리에게 큰 족쇄… 매달릴 필요 없어”
千英宇(천영우)前외교안보수석의 명쾌한 對北문제발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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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의 對北(대북)정책을 주도한 千英宇(천영우) 前 청와대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최근 활발한 강연활동과 인터뷰를 통해 對北문제에 대해 명쾌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千 수석은 1977년 외무고시 11회로 외교부에 입성한 이래 외교정책실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영국대사,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제네바 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할 때 IAEA(국제원자력에너지 기구) 업무를 담당했고, 참여정부 때는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도 맡아 북한 문제에 가장 정통한 외교관으로 꼽힌다.

 최근 보도된 그의 발언을 사안별로 모았다.


개성공단
“북한이 먼저 개성공단을 폐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가 5만 4000명으로 가족을 포함하면 20만 명이다.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접경지역 주민 20만 명이 불만세력이 되는 셈인데 북한으로서는 쉬운 선택이 아니다.”
-2013년 4월4일 부산국제신문 주최 4기 부울경 정치아카데미 강연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가 막히는 것”
“북한은 워낙 콤플렉스가 강하다. 우리가 ‘북한이 아무리 협박해도 개성공단은 못 닫을 것’이라고 말한 걸 듣고 자존심이 상해 그런 협박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북한에 매달리는 인상을 주면 북한의 협박이 먹히는 것이다. 개성공단 매출은 삼성전자 3개월 매출의 400분의 1밖에 안 된다. 문 닫아도 우리한테 큰 타격 없다. 반면 북한엔 큰 외화벌이 창구가 막히고 근로자 20만 명의 생계가 어려워져 사회 불만 세력이 된다. 북한이 가볍게 공단 문을 닫진 못할 것이다. 우리 정부를 시험하는 거다.”
-2013년 4월6일 <중앙SUNDAY> 인터뷰

“개성공단, 우리에게 큰 족쇄… 매달릴 필요 없어”
“우리가 개성공단을 문 닫자고 할 필요는 없지만 북한이 문 닫자고 하면 우리가 매달릴 필요는 없다. 개성공단이 남북 간에 중요한 창구역할을 하는 좋은 점도 있지만, 앞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 대북제재를 우리가 따라가려고 해도 개성공단이 우리에게 큰 족쇄가 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나라한테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게 강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도 미국, EU, 일본이 다 물어보는 것이 ‘당신들 개성공단은 어떻게 할 것이냐’이고 그게 사실 우리의 제일 약점이었다. 북한이 자기 발등을 찍겠다는데 우리가 말리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런 기회에 개성공단이 언제든지 문 닫을 수 있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2013년 4월8일 MBN ‘아침의 창 매일경제’ 출연 대담

對北(대북)제재
“核 때문에 정권이 망할 수준의 제재를 가해야”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핵 때문에 정권이 망할 수준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 김정은이 핵과 정권 중에서 양자택일하도록 하는 것이 북핵을 대화로 푸는 유일한 방법이다. 북한을 압박할 수단의 80%를 갖고 있는 중국은 비핵화보다는 북한 체제 생존을 우선시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북한보다 더 강하게 하면서도 정작 북한엔 외교적으로 야단만 칠 뿐이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비핵화를 안 해도 지원해줘 북한이 핵을 개발할 재정적 여건을 키워준 잘못을 저질렀다.”
-2013년 2월27일 <중앙일보> 인터뷰

“남북 정상회담 유혹 극복, 가장 잘한 일”
“북한이 정상회담을 제안하면 선거 등을 이유로 안 넘어올 남한 정부가 없다고 인식하는 것 같았다. 당시 정상회담을 안 한 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가장 잘한 일이다. 재임 시절 북한에 핵개발 중단을 요구했고 이를 따르지 않자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재정지원을 중단했다. 이는 북한의 화폐 가치가 폭락해 배급체제가 무너지고 장마당 등 시장경제가 도입된 계기가 됐다.”
-2013년 4월3일 부산대 최고경영자과정 명사 초빙 특강(국민일보 쿠키뉴스)

“現 안보리 제재로 북한 도발을 막기는 어림도 없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 즉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안보리 제재가 워낙 약해 북한을 막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북한은 안보리 제재가 말만 요란할 뿐 아무것도 아니란 자신감을 얻었을 거다. 우리 정부조차 추가 제재를 안 한 걸 보고 협박하는 용기를 얻은 것 같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음에도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를 적극적으로 한 게 없다. 안보리 제재 원안에는 더 강력한 조치가 들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우리 정부를 포함해 다들 실행하지 않았다. 대북 정책에 여지를 남겨두려는 의도였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지금 안보리 제재를 갖고 북한의 도발을 막기는 어림도 없다.”
-2013년 4월6일 <중앙SUNDAY> 인터뷰

“북한에 출입한 선박의 입항을 막는 ‘해상봉쇄’ 했어야”
“북한에 출입한 선박의 입항을 막는 ‘해상봉쇄’를 했다면 북한이 지금처럼 협박하긴 힘들고 ‘몸조심해야겠다’고 움츠러들었을 거다. 그런데 안보리 제재 결과를 보니 ‘협박해도 큰 벌 안 받고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우리가 사실 선박 제재를 할 수 있는데 안 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우리를 핵공격 할 수 있는 방법은 선박을 이용하는 거다. 미사일로 핵을 쏘는 건 기술이 약해 힘들다. 반면 선박에 핵무기를 싣고 우리 항구에 들어와 터뜨리는 건 지금 가능하다. 이런 우려를 막고 북한의 다른 불법 활동도 차단하려면 북한에 들어갔다 나온 선박은 물론 화물도 다 제재해야 한다.”
-2013년 4월6일 <중앙SUNDAY> 인터뷰

북한의 對南(대남)도발위협
“초반에 우리가 강하게 나가 북한의 길을 들여야 한다”

“북한은 자신들의 협박이 빈말임이 굳어지면 더 힘들어질 걸 걱정해 가끔 도발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쿨(cool: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북한에 ‘협박·도발로 얻을 건 없으니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야 한다. 그러면 북한은 제풀에 꺾인다. 몇 달까지도 안 간다. 지금 초반전에선 우리가 강하게 나가 북한의 길을 들여야 한다.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된다.”
-2013년 4월6일 <중앙SUNDAY> 인터뷰

“도발을 친절히 예고하면 성공할 수 없어”
“북한은 협박을 상습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지금 협박이 과거보다 강도가 높은 건 우선 3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제재와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박근혜정부 출범을 계기로 우리를 길들일 마지막 찬스라고 봤을 수 있다. 지난 5년처럼 당하지 않고 이번 기회에 대북정책을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를 시험하려는 거다. 또 북한 내부 정세가 여느 때보다 복잡하고 절박한 상황이다. 이럴수록 협박의 수위는 높아진다. 하지만 협박을 많이 할수록 도발할 가능성은 작아진다. 도발은 우리의 허를 찔러야 성공하지, 이렇게 친절하게 미리 알려주면 성공할 수 없다.”
-2013년 4월6일 <중앙SUNDAY> 인터뷰

“북한의 협박, 우리 대북정책을 바꿔보자는 절박한 심정 표현한 것”
“실수로 전쟁이 날 가능성은 없다. 지금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능력이 없다. 우리가 쳐들어가지 않는 한 전쟁이 일어날 일이 없는데, 우리가 그럴 계획이 없을 거다. 북한이 협박을 많이 하는 것은 전쟁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협박으로 겁을 주는 것이다. 우리의 대북정책을 어떻게든 바꿔보자는 절박한 심정을 표현하는 거다. 협박이 북한의 가장 대외적인 의사표현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것을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고 무시하는 것이 제일이다. 침착하고 의연하게 대응하면 되지 북한이 옛날보다 높은 수위의 협박을 한다고 말려들어 가면 안 된다.”
-2013년 4월8일 MBN ‘아침의 창 매일경제’ 출연 대담

“대북 특사, ‘북한의 협박에 대한 보상’이란 착각 줄 수 있어”
“북한에서 협박을 하니까 우리가 ‘공개적으로 대화를 하자, 특사를 보내자’고 하는데 이것을 북한입장에서 본다면 ‘우리가 협박하니까 먹혀들어가는구나, 우리가 협박하니까 꿈쩍하지 않던 남조선이 흔들리기 시작하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착각을 줄 수 있다. 굉장히 위험한 거다.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북한이 할 이야기가 있으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우리가 공개적으로 대화 제의를 하고 특사를 보내려고 하는 것은 북한 협박에 대한 보상 측면이 있을 수 있다. 협박이 통하는 구나, 앞으로 협박을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북한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특사 문제는) 신중을 기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보낼 것이냐,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가 중요하다.”
-2013년 4월8일 MBN ‘아침의 창 매일경제’ 출연 대담

안보라인이 강경하다’는 소리는 욕이 아니다”
“원래 안보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대비를 해야 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의 본질이 남들이 볼 때는 강경하게 보일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안보라인이 강경하다’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욕이 아니고 그 사람들 하는 일이 그거다. ‘안보라인이 유약하다, 부드럽다’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제대로 안보를 챙기지 않는다는 얘기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북한의 위협에 우리가 제대로 대처하려면 강경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한 거다.”
-2013년 4월8일 MBN ‘아침의 창 매일경제’ 출연 대담

北核(북핵)
“北 김정은은 ‘김일성교’ 교주, 기적 보여주려 핵실험”
“(북한의 3차 핵실험 의도에 대한 질문에) 북한 체제는 어떻게 보면 신격화된 1인 김일성 왕조 체제이기 때문에 신정체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체제에서는 김정은이 하나의 세속적 지도자인 동시에 ‘김일성敎(교)’ 교주로서의 지위를 겸하고 있다. 이런 체제에서는 교주 김정은의 권위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서는 어떤 기적을 보여주고 주민의 김일성 체제에 대한 신앙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뭔가 과감한, 기적적인 것을 보여줄 국내 정치적 수요가 상당히 있다.”
-2013년 2월20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


“北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큰 진전 안 된 것 같다”

“북한이 핵실험을 3번 했기 때문에 (핵무기용 플루토늄이) 얼마 안 남았을 것이다. 5㎿급 원자로를 지금까지 가동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북한의 고노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 상당히 진전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5㎿급 원자로 재가동 선언이) 쇼가 아니라 진짜 (북한이) 필요해서 하는 것이라면 HEU 프로그램이 내가 평소 걱정하던 수준까지는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
-2013년 4월3일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주최 조찬강연

“北, 핵무기만이 구원이라고 믿어”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는 것은) 경제난 속에서도 핵무기만이 구원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제재를 통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 이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2013년 4월4일 부산국제신문 주최 4기 부울경 정치아카데미 강연

중국의 對北觀(대북관)
“북한이 핵무장을 강화할수록 한반도 주변의 군사 포위망이 좁혀져 결국 중국에 위협이 되는 만큼 북한이 한반도의 완충지대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2013년 4월3일 부산대 최고경영자과정 명사 초빙 특강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북한을 감싸온 중국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중국은 ‘북한을 강하게 제재하면 도발하고 약하게 제재하면 못한다’는 틀린 공식에서 하나도 안 바뀌었다. 중국은 지금도 북한에 제재 시늉만 하고 있다. 그러니 북한이 협박을 하는 거다. 북한은 중국에 전혀 겁을 먹고 있지 않다.”
-2013년 4월6일 <중앙SUNDAY> 인터뷰



정리/ 李知映(조갑제닷컴 기자)

[ 2013-04-09, 13:4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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